워싱턴포스트 보도
‘무능한 국가’ ‘자기 신발 끈도 제대로 맬 수 없는 초강대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재난을 다룬 ‘파괴의 여정’ 공동저자이며 뉴올리언스 지역 일간지에서 탐사보도 전문 기자로 활약했던 존 매케이드는 5일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정교함을 자랑하고 기술적 능력이 탁월한 미국이 국내외에서 시급한 현안을 해결하는 역량을 잃어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매케이드는 최근 미니애폴리스 다리 붕괴 사고 등을 예로 들면서 이번 재앙은 미국이 처한 더욱 광범위하고 골치 아픈 문제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미 역사상 지금처럼 많은 프로젝트가 좌절된 시기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중동 재편은 말할 것도 없고 자연재해로부터 도시 보호, 빈곤문제, 퇴역군인 의료 문제 등 국내외 현안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매케이드는 구체적인 예로 올 초 회계감사 결과, 바그다드공항의 발전기나 아르빌 여성병원의 병원쓰레기 소각로, 정수시스템 등을 포함해 이라크의 8개 복구 프로젝트 가운데 7개에서 작동불량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냉전에서 승리하고 달에 인류를 보내는 등 수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낸 유능한 국가가 이제는 특히 국제무대에서는 매번 바나나 껍데기 위에서 미끄러지듯 무능한 국가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에 따라 미국인의 무한한 자신감도 빛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매케이드의 진단이다.
퓨 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2년만 하더라도 미국인 74%는 미국인으로서 우리의 문제 해결 방안을 항상 찾을 수 있고 원하는 것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동의했지만 5년이 지난 뒤 58%로 16% 포인트 하락했다.
이러한 총체적인 부실의 원인에 대해 매케이드는 야당 등 일각에서는 부시 행정부의 무능, 관료들에 대한 적대감에 따른 행정부 기능 저하, 정실주의 인사 등을 꼽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회기반시설이나 경제가 성숙기에 들어서면서 과거와 달리 문제가 더욱 복잡다기해지고 종종 격렬한 논쟁으로 비화하는 점도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 레이건 시대 이후 자유시장주의가 득세하고 연방정부의 기능 상당수가 아웃소싱 형태로 민간으로 넘어간 것도 업무를 잘 수행하도록 하는 동기부여를 없앤 요인이라고 매케이드는 설명했다.
그러나 매케이드는 기후변화나 테러 등 21세기의 문제가 여전히 복잡하지만 관리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며 미국이 국가적으로 의지와 힘, 기술력, 비전을 잘 결합한다면 유능한 국가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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