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쓰고 지친 모습 부각
수감자 석방요구 관철 노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의해 억류돼 있는 한국인 인질들의 모습이 피랍 11일만인 30일 동영상으로 처음 공개됐다.
아랍 위성채널 알 자지라 방송은 30일 밤 10시(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남녀 인질 12명의 모습을 방영했다.
이날 알 자지라가 독점 입수해 공개한 동영상에 나오는 인질들은 여성 9명, 남성 3명으로 여성 인질은 모두 이슬람권에서 여성이 쓰는 히잡(스카프)을 둘러쓴 모습이었다. 여성 5명은 앉아있었고 여성 3명과 남성 3명 등 모두 6명은 선 채로 촬영됐다.
그간 피랍 한국인의 육성은 몇 차례 공개됐지만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 자지라는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인질이 12명이라고 설명했으나 입수 경로는 밝히지 않았다.
촬영 분량은 1분 남짓으로 이들은 매우 어두운 곳에서 매우 지치고 극히 긴장된 표정이었으며 카메라를 응시하지 못한 채 주로 땅을 내려다보는 모습이었다. 정확하게 얼굴이 공개된 남성 인질은 1명으로 콧수염을 기른 상태였다.
얼굴만 공개된 이들은 일단 상처는 보이지 않았지만 창백한 혈색이었고 두 손을 앞으로 꼭 모은 채 두려움에 잠긴 모습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서 있던 여성 인질 중 1명은 안경을 착용하고 있었고 남성들은 아프간 전통의상 차림이었다.
화면은 인질의 얼굴을 비출 때 잠시 멈추거나 ‘클로즈 업’해 이들 인질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하려는 탈레반의 의도가 엿보였다.
탈레반이 육성에 이어 여성 인질의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인질의 생존을 증명하려는 목적이라기보다는 육성에 비해 훨씬 더 자극적인 동영상을 공개함으로써 한국은 물론 아프간, 나아가 미국 정부까지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질들이 입고 있는 히잡과 남성의 의상은 이들이 피랍 당시 입었던 것인지 탈레반이 납치 뒤 지급한 것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카메라는 오른쪽 아래 앉은 여성부터 시작해 천천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옮기면서 5명의 모습을 비췄고 다시 오른쪽으로 화면이 옮겨져, 서 있는 나머지 6명의 모습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촬영했다.
아랍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인질 추가 살해 수시간전인 30일 히잡을 쓴 한국인 인질 여성 5명등 12명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방송했다. 알자지라는 동영상이 3~4일전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영상에 나온 여성들의 모습이 몹시 지쳐 보인다. 전문가들은 탈레반이 지친 한국인 인질들의 모습을 부각시키면서 자신들의 수감자 석방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을 전개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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