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 목사 협의회와 민주 성산교회가 공동 주최한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 석방을 위한 기도회가 28일 오전5시 많은 교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미주 성산교회에서 열렸다. <이은호 기자>
“너무 두려워… 죽고 싶지 않아요”
가족들 “목소리 차마 못 듣겠다”
탈레반이 잇따라 한국인 인질들과 외국 언론의 인터뷰를 주선하고 있다. 외신들은 탈레반의 의도가 한국 및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압박할 뿐아니라 미국 정부를 협상에 끌어들이려는 고도의 심리전술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피랍자 가족들은 벌써 세차례나 계속되는 피랍자들의 서방언론 인터뷰 보도에 “더이상 듣고 싶지 않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29일밤 한국인 인질 가운데 남녀 2명이 일본 NHK 방송의 전화 인터뷰에 응해 억류 생활의 고통을 토로하며 조속한 석방 노력을 촉구했다.
NHK에 따르면 ‘심성민’이라고 이름을 밝힌 남자 인질은 “여기가 정확히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지금 집 안에 있다. 다른 3명과 함께 있다”며 4명의 한국인이 한 장소에 억류돼 있다고 밝혔다.
또 ‘김지나’라는 여성 인질은 “병에는 걸리지 않았으나 식사가 입에 맞지 않아 모두 충분한 식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하며 탈레반과의 협상이 성공해 하루라도 빨리 구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유정화(39)씨로 추정되는 여성인질의 육성테이프가 28일 로이터통신에 공개됐다.
유씨는 한 탈레반 병사의 휴대전화를 통해 영어로 인질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호소했다. 그는 “우리는 피곤하고 이곳저곳 이동하고 있다”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 여성은 “너무 두렵다”면서 “(탈레반이) 한명씩 죽이겠다고 위협한다”고 자신들의 위태로운 처지를 설명했다. 납치한 탈레반이 모두 무장한 상태이고 이들로부터 매일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게 유씨의 전언이다. 그녀는 “제발 구해달라”고 수차례 호소한 뒤 “집에 돌아가고 싶다.죽고 싶지 않다. 우리 모두 분리수용돼 있다”면서 “우리는 과일만 약간 먹고 있다. 매일 위협을 받고 있다. 그들은 모두 무장하고 있다”고 했다.
여성은 또 “우리는 몇 개 그룹으로 분리된 채 억류돼 있고 서로를(서로의 안위를 의미하는 듯 함) 잘 모른다. 우리는 탈레반과 정부(아프간 정부인지 한국 정부인지 불분명함)에 대해 우리를 풀어줄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인 인질이 서방 언론과 인터뷰한 것은 지난 26일 현지 가이드를 맡았던 임현주(23)씨가 미국 CBS와 인터뷰를 가진 이후 세 번째이다.
<이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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