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외교부 장관이 25일 국회에서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보여준 메모. 8+6 밑에는‘돈’, 9 밑에는 ‘강경’을 적어놓았다. <본사전송>
일부는‘몸값’요구
일부는 포로교환 등‘8+6+9’메모 눈길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23명 중 피살된 배형규 목사를 제외한 22명은 어떤 상태일까.
한국 정부 당국자는 이 사건 초기부터 “인질들의 상황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며 함구해 왔다. 그러나 25일 하루 동안 8명의 인질이 풀려날 뻔했다가 다시 억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랍 상황도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26일 “한국인이 몇 개 그룹으로 분산 관리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성격과 목적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고, 송민순 외교부장관도 “무장단체의 성격이 통일·정리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정부 당국자들의 설명은 보다 구체적이다. 한국인 피랍자들은 8명과 6명, 9명 등 세 그룹으로 나뉘어 수용돼 있다는 것이다. 이는 송 장관이 25일 김장수 국방장관에게 건넨 메모에 적힌 ‘8+6+9’라는 숫자와도 일치한다. 송 장관은 8과 6이라는 숫자 밑에 ‘돈’, 9라는 숫자 밑에 ‘강경’을 적었다.
그러나 25일 CBS와 인터뷰한 임현주씨는 여자들이 함께 있다고 해 두 그룹으로 나뉘어져 있음을 시사했다. 이 차이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현재 8명과 6명을 억류하고 있는 그룹과는 ‘몸값’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도 탈레반 세력이긴 하지만 몸값을 받고 풀어줄 수 있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9명을 억류하고 있는 세력이다. 이 그룹은 강경파여서 금전적 보상보다는 탈레반 포로와의 맞교환을 우선시하고 있다. 한 당국자는 배 목사를 살해한 집단도 이 그룹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피랍사태 발생 5일이 지난 23일까지 정부가 “납치범들의 요구조건이 확인된 바 없다”고 한 것도 그룹별로 중구난방 식으로 다른 협상조건을 밝혔기 때문이다. 탈레반 대변인 유수프 아마디가 자주 등장하지만 ‘8명씩 맞교환’은 ‘탈레반 사령관 압둘라’가, ‘최고위급 사령관을 석방자에 포함시키라’는 조건은 ‘탈레반 관계자 아부 만소르’가 주장한 것 등이 그 예다.
이로 인해 우리 정부와 아프가니스탄 정부도 ‘전원 일시 석방’이라는 초기 목표를 수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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