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주부들이 한 마켓 곡류판매 진열대 앞에서 제품의 원산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마켓 수입식품 절반 넘어… 원산지 표시 불분명
중국산 유해식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한인 소비자들이 ‘중국산 패닉’ 상태에 빠졌다.
식품을 고를 때 중국산인지를 확인하는가 하면 한문이 들어간 제품 구입을 꺼리는 한인까지 있을 정도다. 더더욱 중국산 제품들이 시중 마켓 등의 진열대 곳곳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중국산 인지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는 10년차 주부 이모(38)씨는 “중국산 식료품을 피해 장을 보려고 했지만 야채와 고기를 제외하니 중국산이 아닌 상품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임산부 박모씨는 “얼마 전부터 한국의 시어머니에게 한국산 잡곡류와 건어물 등을 보내 달라고 해서 먹고 있고 파머스 마켓에서 지역 농민들이 직접 길러서 장에 가져 나온 식료품만 구입한다”며 중국산 식료품에 대한 불안을 나타냈다.
심지어는 “김치는 믿어도 되느냐”고 묻는 한인들까지 있다. 지난해 한국서 터졌던 중국산 김치파동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타운 한 대형 마켓의 매니저는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유통기간이 비교적 긴 냉동 생선류, 건조채소, 건어물, 잡곡류 등은 중국산 제품이 절반을 넘는다”며 “마켓에 진열된 중국산 식료품과 한국산 식료품의 비율은 2:1 정도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
미국으로 수입되는 중국산 농산물 규모는 지난 1980년에는 1억3,300만달러에서 2006년에는 22억달러로 20배 이상 급증했다. 연방 농무부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에서 토지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농약을 사용하는 국가다.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중국산 식료품이 이미 미국인의 식탁을 점령했지만 성장위주의 정책을 펴는 중국 정부는 품질관리 의지가 부족하고 미국 정부의 수입 식료품에 대한 안전성 점검장치는 턱없이 부족하다.
연방식품의약청(FDA)이 연방 상원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1년에 미국으로 수입되는 식료품 품목은 1,000만개에 가깝지만 이 가운데 검역관의 실제 검사를 거치는 수입 품목은 1,000여건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중국산 유해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카를로스 미상무부 장관은 12일 중국이 대미 수출품에 대한 안전강화를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도 “지난 3년간 수입 규모가 두배 정도 늘면서 FDA의 수입식품에 대한 검열이 허술해졌고, 이에 따라 매년 6,700만명의 소비자들이 수입식품으로 인한 질병을 겪고 있다”며 FDA가 수입식품 검열을 강화하도록 하는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유해식품 국가의 오명을 씻기 위해 뇌물수수 혐의로 사형이 선고된 정샤오위 전 국가식품약품 감독관리국 국장을 10일 전격 처형했다. 중국 정부는 정 전 국장의 사형이 집행된 이날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 단속에서 적발된 가짜식품을 공개하며 국가 이미지 쇄신에 나서기도 했다.
<김연신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