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의 삶 깊어갈수록, 더욱 펄떡이는 그리움
<달구경>
초사흘 지나면
바람 들어가는 소리
보름이 지나면
바람이 새는 소리
세월은
비우고 채우는 일 거듭하는 달구경
시인 조옥동씨가 두 번째 시집 ‘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고요아침 간)를 펴냈다. 열린시학 시인선 35.
첫 시집 ‘여름에 온 가을엽서’ 이후 8년만에 엮어낸 선집으로 1부(이민초기), 2부(간이역 하나), 3부(네게로 흐르는 강)로 묶인 61편의 아름다운 시들을 담고 있다. 시인이 책머리에 쓴 것처럼 “놓아버리지도 온전히 취하지도 못하는 망설임이 연민과 슬픔으로 갈등하면 할수록 절반과 절반이 서로 보듬어주고 있는” 이민자의 삶, 그 현주소를 담아낸 작품들이다. 미국에서 수십년을 살았어도 그 거대한 풍경 속에 언제나 겹쳐지는 그리움의 이미지가 뭍에 나온 물고기처럼 툭툭 퍼덕이며 뛰어오른다.
시집의 해설을 쓴 이승하 시인은 “미국에서의 삶에 적응해 갈수록 더욱 선명히 떠오르는 것이 어린 시절의 풍경이니 알다가도 모를 일. 그것은 모천으로 회귀하는 연어의 본능과도 같은 수구초심 때문이었다. 시인의 수구초심은 로키산맥을 지날 때도 여전하다. 산허리 잡고 돌아가다가 흰 눈 덮인 바위들 틈에서 고향 겨울의 기침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라고 시인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읽어낸다.
조옥동 시인은 1997년 미주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고 제1회 재외동포문학상과 ‘현대시조’ 좋은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4월에는 열린시학사가 개최한 시화전과 푸른사상사가 선정한 오늘의 좋은 시에 각각 작품 ‘황혼’과 ‘꿈의 PH 7.0구역’이 소개됐다.
‘내 삶의 절정을 만지고 싶다’의 출판기념회는 11일 오후 6시30분 용수산에서 열린다.
문의 (818)400-9397, (818)419-1160
<정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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