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LA야구팀의 홍창권 감독은 “경기에서 이기는 것보다 어린학생들에게 참가기회를 주는 게 더 소중하다”고 강조한다.
고교생팀 조련 금보다 값진 은
선린상고 명 유격수 출신… 14년째 코치맡아 200여명 길러내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막을 내린 제14회 미주체전에서 고교생 위주로 구성된 LA지역 야구 대표팀은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성인팀으로 구성된 오렌지카운티 대표팀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해 은메달을 획득한 것.
이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홍창권 감독의 노력이 있었다. 홍 감독은 주중에는 한인 비디오샵들에 DVD와 비디오를 공급하는 일에 종사하지만 주말이면 야구 코치로 변신한다. 선린상고의 명 유격수 출신인 홍 감독은 야구가 좋고 아이들이 좋아 자진해서 코치를 맡은 지 14년째인 ‘야구맨’이다.
이번 대회에서 LA 대표팀은 어린 선수들로 구성돼 1승도 힘들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보란 듯이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에서 비록 성인팀인 OC 대표팀에 12대4로 패했지만 그 결과는 우승보다 값진 준우승이라는 게 야구계의 평가다.
사실 홍 감독은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고 한다. 자라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경기 경험을 쌓아주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출전에 의미를 뒀다. “자라나는 1.5세, 2세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 고교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어요. 출전한 선수들이 한국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어요”
사실 홍 감독은 한국에서는 알아주는 선수로 1960년대 후반 유격수 겸 강타자로 선린상고 전성기를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특히 1969년 청룡기 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상과 홈런왕을 동시에 차지했고 선린상고에 4관왕을 안겨주기도 했다. 이후 농협에서 선수생활을 계속하다 1980년대 초 은퇴해 농협 코치로 활동했다.
지난 1994년 2월 미국으로 건너온 후 그 동안 그의 손을 거쳐 간 제자들은 타인종 포함 200여명에 달한다. 이스트LA 칼리지에 재학 중인 권태환 선수 같은 경우는 2005년도 드래프트에서 샌디에고 파드레스에 지명되기도 했다.
“아이들과 같이 운동하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몰라요. 자질 있는 학생들을 더 발굴해 그들을 가르칠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562)761-9252
<정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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