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에 입양된 김태영씨가 30년만에 생부 김모씨를 만나고 있다.
덴마크 입양 한인여성 LA생부 만나 눈물
“한 번도 낳아주신 부모님을 원망해본 적은 없어요. 다만 그리웠을 뿐이죠.” 30여 년 전 덴마크로 입양됐던 한인 여성이 수년간 수소문 끝에 찾은 생부를 만나기 위해 LA를 찾아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6일 JJ 그랜드 호텔에서 생부 김모(66)씨를 상봉한 카밀라 요르겐슨(30·한국명 김태영)씨는 밝은 모습이었지만 부모님을 찾아 헤맨 지난 세월이 야속했는지 눈가에는 어느덧 이슬이 맺혔다.
카밀라가 덴마크로 입양된 것은 1977년, 태어난 지 불과 4개월 만이었다. 서울 동작구 동산병원에서 1976년 12월8일 출생한 카밀라는 생모의 결정으로 덴마크행 비행기에 올랐다. 당시 친부 김씨는 딸의 출생조차 모르는 상황이었다.
덴마크에서 은행가 아버지와 병원에서 비서로 근무하는 어머니의 외동딸로 남부러울 것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뿌리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카밀라가 본격적으로 친부모를 찾아 나선 것은 지난 2003년.
그 후 3차례나 한국을 방문해 여러 곳을 수소문 했지만 부모가 1979년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는 사실에 그의 부모 찾기 여정은 암초를 만나는 듯 했다. 하지만 사연을 접한 사단법인 국제한국입양인 봉사회 정애리 사무총장과 LA지역에서 사설탐정으로 활동 중인 한명수씨의 도움으로 2년 전 가든그로브에 거주 중이던 생부 김씨를 찾을 수 있었고 생부의 개인사정으로 미뤄지던 상봉이 이날 마침내 이뤄지게 된 것.
딸을 만난 김씨는 “2년 전까지는 딸이 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30여년을 살아왔다”며 “그저 이국땅에서 곱게 자라준 딸에게 고마울 따름”이라며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모습이었다. 김씨는 “딸을 만났으니 상의해서 앞으로 함께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덴마크에 있는 양부모에게도 너무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덴마크에서 양부모와 함께 살며 사무직에 종사하고 있는 카밀라는 “양부모님 덕에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잘 자랄 수 있었고 단 한 번도 친부모를 원망해본 적 없다”면서도 “그래도 정체성과 뿌리에 대한 고민은 청소년기 내내 계속됐다”고 말해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입양아로써의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가능하다면 앞으로 생모도 찾았으면 좋겠다”며 부모 찾기 여정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비를 들여가며 2년간 조사해 이들 부녀의 만남을 주선한 한명수씨는 “오랫동안 그리워하던 가족이 만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가족을 찾는 입양인들에 대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카밀라의 친모 이름은 이혜자(63)씨이며 1975년께 서울 용산구 동자동에 살았던 것으로 추청된다. (323)633-3232
<심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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