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자 신분… 무료교육 받으려 매일 국경넘는 학생 많아
애리조나 지역 하루 수백명 넘어와
교육구내 거주 규정 어기는 셈
단속 직원·사설탐정 동원 색출도
멕시코 국경 보안을 강화하는 문제가 근래 최대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에 거주하면서 미국 공립학교에 통학하는 학생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불법 체류자가 아니라 미국 시민이거나 합법 이민자이지만 멕시코에서 살면서 미국 학교 교육을 무료로 받기 위해 매일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불법체류자들과 달리 국경순찰대가 무서울 것이 없지만 교육구 학군에 거주해야 한다는 법을 어기는 불법 학생들이기 때문에 역시 피해야 하는 게 있다. 과거에는 멕시코 등교 학생들을 단속하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갈수록 이들을 색출하기 위해 전담 직원을 고용하는 교육구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애리조나 주교육감이 멕시코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의 비디오를 찍도록 사설탐정을 고용한 결과 한 마을에서는 전체 인구가 65명에 불과한데 학교버스가 국경에서 85명의 학생을 픽업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장 일찍부터 멕시코 등교 학생을 단속하기 시작한 샌루이스의 유마 유니언 고교 교육구의 경우, 8년 매일 멕시코 국경을 넘는 등교생들이 수백명에 이르렀다. 단속을 하지 않는 같은 샌루이스의 초중학교 교육구는 하루에 약 100명의 어린이들이 멕시코를 넘고 있다.
유마 유니언 고교 교육구의 로버트 비야레알(37)은 지금도 매년 약 150명의 불법 학생들을 발견한다. 그는 오전 국경 세관소에 자리를 잡아 입국하는 학생들에게 멕시코에서 오는 이유를 물어본다. “친척을 병문하고 오는 길이다” “친구의 집에서 하루를 묵었다” “부모가 이혼에서 한 명은 멕시코, 한명은 미국에 산다” 등등 대답이 다양하다. 그는 학생들이 지나가도록 허용하지만 이름을 적어 이야기가 맞는지 조사를 벌인다.
미국인들이 멕시코에 거주하는 이유는 알기 쉽다. 샌루이스의 주택 중간가격이 17만9,000달러인 반면 국경 너머는 3만달러에 불과하고 생활비도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미국 교도소에서 교도관으로 일하는 한 부모는 아들과 함께 국경을 넘어 샌루이스 학교에 데려다 주면서 “세금도 내고 일도 미국에서 하는데 차이가 뭐냐”고 반문한다.
비야레알은 멕시코에서 이민 온 농장 인부들의 아들이지만 이들이 “미국 제도의 일원이 되기는 싫으면서 미국의 서비스를 원한다”며 재산세를 내지 않으려고 멕시코에서 사는 학부모들의 사정에 동정하지 않는다. 유니언 교육구의 경우, 연 5,300달러의 학비를 내면 멕시코에 거주해도 합법적으로 다닐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가정은 8가구에 불과하다.
<우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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