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폐쇄를 둘러싸고 한국에서는 간신공방이 한창이라고 한다. 기자실 폐쇄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돼 야당으로부터 ‘3대 간신’으로 꼽힌 청와대 고위관료가 “내가 사육신이 되면 되었지 어찌 간신이냐”며 반박했다 사육신 후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고 한다.
이 관료는 결국 성난 사육신 후손들에게 ‘재수시절 사육신묘를 자주 참배했다’는 구구절절한 사과편지를 쓰고 나서야 후손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수 있었다.
예로부터 많은 고전들이 간신과 충신을 변별해내는 해법인 변간법을 빠지지 않았던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간신과 충신을 구별하는 일이 지도자에게는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던 것 같다.
춘추전국시대의 병법서인 ‘육도삼략’은 고관대작들의 언행과 생각을 관찰해 간신을 판별해내는 ‘팔관법’을 효과적인 변간법으로 추천하고 있고 한나라의 유향은 6가지 유형의 바른 신하와 6가지 유형의 사악한 신하의 유형을 구분한 ‘육사정법’을 변간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중국 한나라의 유향이란 사람이 제시한 이 6가지 유형의 나쁜 신하를 살펴보면 현대 기업이나 조직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유형들이 적지 않다.
6가지 유형의 나쁜 신하 중 대표적 유형의 하나가 바로 아부하는 신하, 유신이다. 주인이 하는 일은 무조건 옳다고 하며 비위를 거슬리지 않는다. 서로 비호하고 종용하면서 함께 먹고 나중의 결과는 책임지지 않는 이런 관리나 신하가 바로 유신에 해당한다.
무능한 신하 유형인 구신도 있다. 월급을 받는 것이 최대 목표인 유형이다. 항상 조직의 대세에 순응하며 두루뭉술하게 행동하고 죄를 질까, 책임을 질까 두려워하며 좌고우면한다. 머리 수 채우는 채우는 것이 유일한 역할이다.
전통적 개념의 간신도 있다. 음험하고 간사한 속내를 감추고 겉으로는 겸손하고 공경하는 척하는 유형으로 말솜씨가 뛰어나 사랑도 받는다. 하지만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질시하며 단점을 부각하고 장점을 숨긴다.
재능과 지혜가 있으나 나쁜 일에 더 많은 능력을 발휘하는 참신도 하나다. 자신의 잘못은 감추고 사람을 현혹한다. 아예 조직에 반기를 드는 적신의 유형도 있다. 자기 세력을 키우고 흑백을 뒤바꾸고 하찮은 일도 과장하며 다른 의견을 배척한다.
자신의 주인이나 조직을 부추겨 패망으로 이끄는 망국지신 유형. 모든 잘못을 조직이나 주인에게 덮어 씌우며 무리를 짓고 사욕사욕을 채우며 주인을 기만한다. 아부가 성공전략이자 개인의 능력으로 인정받는 것이 요즘의 세태라지만 끊임없이 간신과 충신을 변별해내기 위해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지 말자.
김상목 / 사회부 차장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