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랜드의 이문규씨가 캔사스주의 에탄올 생산공장 착공식에 참가하고 있다.
‘옥수수+에탄올’에너지 열풍에 값 급등
한인·투자회사 옥수수 경작 참여 잇달아
“공급초과땐 손해” 묻지마 투자엔 경고도
“어느 날 보니까 옥수수 씨앗을 뿌리고 있더라고요”
델라웨어주에서 3년째 닭 농장을 운영하는 박용재씨는 렌트를 해 준 40에이커 땅에서 옥수수 씨앗을 뿌리는 백인 농부를 신기하게 쳐다본 지난해 가을을 떠올렸다.
대체 에너지로 각광받으며 중부 지방에서부터 불기 시작한 ‘옥수수+에탄올’ 산업바람이 한인사회로 불고 있다. 농사라며 외면하던 한인들의 선입견도 치솟는 옥수수 값 상승에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올해 5월 옥수수의 톤당 가격은 143달러로 지난해 평균가보다 62.5%가 급상승했다.
중가주 얼리마트시에서 쌀농사를 일구는 유복형(74)씨는 북쪽으로 5마일 떨어진 곳에서 옥수수가 에탄올로 변신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며 “강냉이 농사 해야죠”라며 새크라멘토 인근 2,000에이커 구입에 나섰다. 유씨는 절반의 땅에 여름에는 옥수수를 경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박씨는 “옥수수가 돈도 많이 되고 좋지만 워낙 큰 땅이 필요해서…”라며 아직은 주저하는 한인 농부들의 마음을 대변해 줬다. 1,000에이커 이상 필요한 부지, 대형 장비, 그리고 중부지방에 비해 비싼 캘리포니아의 땅값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것이다.
실제 한인사회에서 옥수수와 에탄올 산업에 달려드는 이들은 농부보다는 투자회사들이다.
변호사인 이문규씨가 대표로 있는 넥스랜드는 2005년 대체에너지 법안이 통과된 직후 이 분야에 투자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줬다. 넥스랜드는 2억8,000만달러가 소요되는 총 1억5,500만갤런을 생산할 수 있는 2곳의 공장건설에 참여하면서 투자이민도 유치하고 있다.
뉴욕 한미농식품 공상의 리처드 박씨도 필라델피아시 외곽 15마일 떨어진 ‘키스톤 인더스트리얼 팍 콤플렉스’에 연간 1억갤런 상당의 에탄올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옥수수와 에탄올 생산이 왕성한 미국에서는 벌써 중국계, 일본계, 유대계가 투자 각축전을 벌이고 있으며 한국 중소기업 등도 가세한 80여개의 에탄올 공장이 가동되는 치열한 금맥 캐기 전쟁터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묻지마’ 에탄올 투자에 경고하고 있다. 아이오와 주립대 농촌연구소의 브루스 배콕 소장은 공급량 증가와 옥수수 원료 값 인상으로 인해 “에탄올 공장의 수익이 2008년에는 제로 또는 마이너스가 될 것 같다”는 극단적인 견해까지 내놓았다.
<이석호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