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달러 지원금 받아
‘느림’의 사진작가인 오티스 예술대학의 김수진(38·사진) 교수가 ‘캘리포니아 커뮤니티 파운데이션’이 선정한 ‘올해의 예술인 펠로우십’에 선정됐다. 1.5세인 김 교수는 360여명의 지원자 가운데 선정된 16명의 예술인 중 유일한 한인이며 2만달러의 지원금을 받는다.
김 교수는 “모든 것이 빠르게 돌아가는 현실에서 일상성에서 탈피한 다양한 사물의 모습을 사람들과 사진을 통해서 소통하고 싶다”며 “펠로우십은 예술가들이 작품활동을 이어가게 하는데 큰 힘이 된다”며 지원금을 더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인이 드문 사진계에서 김 교수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의 예술세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다층적인 핸드 커팅’(Hand Cutting)으로 풀어낸 북해의 고도 아이슬랜드의 해가 지지 않는 자정의 모습을 보여준 김 교수의 작품은 일상의 빠름과 무거움을 풀어내며 유토피아적인 몽환적 느낌을 준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라 대부분의 사람이 안 하는 것 같다”며 수줍은 겸손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가난한 이민자 가정의 딸이 사진작가로 거듭나는 길은 쉽지 않았다. 학부에서 미술을 전공한 김 교수는 “대부분의 부모님이 그렇듯 예술을 하겠다는 딸을 부모님은 미덥잖게 생각하셨다”면서도 “변호사와 의사의 길을 걷는다고 미래가 안정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 인생은 위험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술가를 꿈꾸는 한인 젊은이들이 쇄도하고 있는 가운데 김 교수는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에 다닐 때만 해도 한인 교수가 한 명도 없었다”면서 “이제는 오티스에만도 한인 학생들이 참 많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열심히 하지 않는, 재능이 없는 학생을 보면 진로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며 교육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김 교수가 학생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은 “영감을 기르는데 소홀하지 말 것”이다. 독서를 많이 한다는 김 교수는 “일러스트레이션을 보기보다 글을 많이 읽는다”며 책을 통한 상상력을 강조하며 “현재의 문화와 호흡을 해야 하는 것이 사진작가의 기쁨”이란 말을 덧붙였다.
12번의 개인전과 국내외 124회의 전시회를 치러낸 김 교수는 “내 작품의 바닥에는 한인이란 정체성이 녹아 있다”며 LA의 몇 안 되는 한인 작가로서의 자긍심을 드러냈다.
<이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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