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년만에 내달 27일 사임’ 공식발표
“이라크전쟁은 동맹국과 협력 신념 따른 것”
경제성장 치적 강조 차기당수 고든 브라운 유력
1997년 ‘제3의 길’을 표방하며 총리에 오른 토니 블레어(53) 영국 총리가 재임 10년만에 “내달 27일 총리직에서 물러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블레어 총리는 10일 오전 각료회의에서 먼저 사임의사를 밝힌 뒤 지역구인 잉글랜드 북부 세지필드에서 “6월27일 여왕에게 총리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이에 따라 이변이 없는 한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이 노동당 차기 당수로 선출될 전망이다.
24년 전 의원생활을 처음 시작한 지역구를 다시 찾은 블레어 총리는 정부가 국민의 높은 기대를 다 따르지는 못했다고 시인하면서도 “1945년 이후 현재의 노동당 정부만이 많은 일자리, 낮은 실업률, 보건ㆍ교육서비스 향상, 낮은 범죄율, 매 분기 경제성장 등을 이루었다“며 10년간의 치적을 강조했다.
외교정책과 관련,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테러리즘이 “확대 재생산된” 점을 인정하나 “영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주도 이라크 전쟁을 지지한 데 대해 “우리의 가장 오랜 동맹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18년간 장기 집권한 보수당을 무너뜨리고 43세의 나이로 200여년만의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블레어는 3회 연속 총선에 승리해 올해로 취임 10년을 맞았으며 ‘제3의 길’을 주창, 좌파 정당 노동당을 좌우를 포용한 중도 성향 정당으로 탈바꿈시켰다.
총리가 사임 의사를 공표함에 따라 노동당 전국집행위원회(NEC)는 13일 차기 당수를 뽑기 위한 7주간의 선거일정을 발표한다. 이어 6월24일 특별 전당대회를 소집해 차기 총리가 될 당수를 선출한다. 블레어 총리는 6월27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총리실을 떠나며, 여왕이 차기 총리를 지명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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