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텍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9일 미국 내 아시안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번 사건의 충격과 교훈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5월 ‘아태계 미국인 문화유산의 달’을 맞아 메릴랜드 대학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미국 최악의 총기사건으로 기록된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사건의 범인이 아시안계였다는 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버지니아텍 참사가 ‘미국 내 소수계의 모델’로 꼽혀온 아시안계의 전형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 지 따져본 뒤 이번 사건의 교훈이 무엇인지 점검했다.
이번 행사를 후원한 메릴랜드 대학 아시안-아메리칸 연구 프로그램의 래리 시나가와 소장은 “이번 참사 뒤 어려운 나날을 보내면서 개인적으로 목격한 몇몇 행동에서 감동을 받았다”면서 “이제는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 소속감을 증가시킬 수 있는 추가적인 조치들을 점검할 때”라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웨인스테이트 대학의 프랭크 우 법대학장은 이번 사건을 접한 아시안계 미국인의 반응을 “범인 조승희가 우리들 중 한 명이었다”는 ‘집단적인 죄책감’과 “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는 개인적인 사건”이라는 ‘미국적 반응’으로 크게 구분했다.
우 학장은 ‘집단적 죄책감’ 표출의 대표적인 사례로 사건 직후에 한국 정부가 사과하고 미국을 한 번도 방문해 보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사과와 함께 참사기념관을 세우겠다고 나선 점 등을 거론했다.
그는 또 한인 1.5세대나 2세대들이 “조승희는 내가 아니고, 나도 조승희가 아니다”라고 반응한 것을 ‘개인적 반응’사례로 꼽았다.
우 학장은 이번 사건을 놓고 아시안계 미국인 세대간에 극명한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특히 우 학장은 “아시안계 미국인들은 ‘교차로’에 서 있다”며 전통적 의식과 미국적 의식의 틈바구니에 끼어 있는 아시안계 미국인의 현주소를 진단했다.
이어 우 학장은 흑인들도 한편으로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이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이중적 의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 학장은 정치인 출신 시사평론가인 팻 뷰캐넌이 “만약 조승희 가족이 미국에 오지 않았다면 이번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민문제와 연결시켜 논쟁거리로 삼고 있음을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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