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불구불 산 아래, 더 깊숙이
나무 그늘에 몸 식히며 내려가는 계곡물
흐르는 소리 하도 조용해
오므린 두 손, 귀 몰아세우고 듣고 싶었지만
먼지 묻혀있는가 바깥소리 가득 차있는가
아무소리 들을 수 없네
고요히 흐르면서 물은 소리 나지 않게
폭포 하나 은둔시키고 물숨 튕기고 있었네
절벽 좁은 틈을 타고 능선 따라 물숨결
올라 갈 때
벼랑옆구리에 버티고 서있는
참나무 잣나무 도토리나무 솔 이파리
너붓너붓 흔들리고
물결치듯 산 덩치 온통 뒤척이네
일렁이며 흐르는 숨 따라 떨리던
내 미세한 생기도 혈액타고 솟구치는데
처량한 겨울 들판 건너서 이 봄, 끌어당기고
잡아당겨도 아예 귀문 닫았는지
미동도 하지 않고 버티고 서 있는
태산 위 거석
어떤 고난도숨결로 흔들어 놓을 수 있을까
숲바람 전율타고 두근거리며,
낮게 숨어 숨쉬는 젖은 시귀, 그리움처럼
한 묶음 껴안고 그의 심장 한복판 쪽으로
후루룩 후루룩 날개 저어 정상에 오르면
마침내 활짝, 무르녹게 할 수 있을까
<문금숙>
약력: 이화여대 국문과 졸업.‘한국시’등단. 한국펜문학 회원. 시집‘추억이 서성이는 마을’‘나의 바퀴도 흔들렸다’. 현 재미시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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