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토) 오전 금문공원서 안개속평가전
금문공원 안 비치찰렛 축구장엔 7일 새벽부터 진짜비 못지 않은 안개비가 내렸다. 비가 뜸한 시간에도 안개가 자욱했다. 숲과 안개(비)에 휩싸인 구장은 오전 내내 어둑어둑했다.
모든 것은 안개(비)속. 미주체전 SF축구 유니폼을 차지하기 위한 각축도 그랬다. 지난달 1차 선발전을 통해 어렴풋한 얼개는 짜졌지만 앞으로 가야할 길이 훨 멀다. 안그래도 말이 없는 김현철 청년부감독은 그래선지 말을 더욱 아꼈다. “잘 돼 갑니까?” “아, 예!”
1차 보석고르기를 통해 예비명단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이날 그곳에서 청년부와 장년부로 나뉘어 평가전을 치렀다. 예비선수들의 몸상태를 점검하고 보완점을 가려내기 위한 일전이었으므로, 게다가 연령불문 최강 라인업으로 구성될 청년부가 40세 이상 장년부보다 객관적 전력상 몇수 위였으므로, 스코어는 애당초 무의미했다. 누가 기록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원색적 승부의 법칙은 이날 경기에서도 어김없이 번득였다. 상대팀이라도 잘하면 격려해주고 박수를 쳐주는 등 형님아우 우애가 넘치는 가운데서도 공을 뻬앗으려고 뻬앗기지 않으려고, 공간을 차지하려고 내주지 않으려고, 간간이 육두문자 비슷한 소리까지 질러가며 양보없는 각축을 벌였다. 둘 다 목표는 우승.
SF축구협회 유기형 고문, 이상호 회장, 최원?조행훈 전 회장 등 이날 경기장을 찾은 고참축구인들의 고민은 그러나 따로 있었다. SF체육회 공금사태 이후 체육회와 축구협회가 대척점에 있으면서도, 그래서 대개들 (체육회 지도부나 거의 매한가지인) 체전조직위의 협조요청에 보나마다 축구협회가 퇴짜를 놓을 것이라 예상했음에도, 축구협회는 “의혹규명은 의혹규명, 체전협조는 체전협조”라는 명쾌한 가르마를 쳐놓고 앞장서 협조를 선언하고 실천에 들어갔지만 정작 조직위는 축구협회의 예산지원 요청을 받은 지 근 한달동안 ‘지원약속’에 그칠 뿐, 실질적 지원은 감감무소식이다. 때문에 축구협회는 축구장 계약조차 못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가 계속된다면, 아울러 다른 경기단체까지 확산된다면 축구협회 덕분에 일기 시작한 모처럼의 협조 분위기에 손상이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축구협회에 대한 조직위의 ‘최소한의 성의표시’-그것이 조직위의 진정성을 가름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정태수 기자> tsjeong@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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