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금시대(Gilded Age)는 남북전쟁 후 미국의 정치가 산업자본가들에의 좌지우지 되던 시대를 말한다. 벼락부자들이 날뛰던 시대로, 부패와 탐욕의 시대로 불리던 시대이기도 하다.
이 시절 마크 트웨인이 써낸 책의 하나가 시대비평서인 ‘도금시대’다. 이 책의 출판기념 파티 때다. 마크 트웨인은 미국 의회의원들을 어떻게 보는가 하는 질문을 받았다. 그의 대답은 거침이 없었다. “의원들 중 일부는 sob(son of bitch)다.”
정계가 벌컥 뒤집혔다. 정치인들을 sob라고 싸잡아 욕했으니. 당연히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자 마크 트웨인은 말을 바꾸었다. ‘의원 중 일부는 sob가 아니다’고.
말만 했다 하면 거짓말이었다. 속은 텅 비고 겉만 번지르르했다. 거기다가 탐욕에, 또 정권욕에만 눈이 멀어 있었다. 도금시대의 그런 정치인들을 마크 트웨인은 특유의 기지로 조롱한 것이었다.
거짓말 잘하는 직업 하면 꼽히는 게 몇 개 있다. 변호사, 세일즈맨, 정신과 의사, 언론인 등. 그 중 으뜸은 아무래도 정치인이다.
강이 없는 곳에서도 다리를 놓아주겠다고 약속하는 사람이 정치인이다. 흐루시초프가 한 말로, 정치인의 말 바꾸기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닉슨은 거짓말 때문에 사임을 했다. 클린턴은 르윈스키와의 정사를 숨기려고 거짓말을 하다가 국제적 조롱꺼리가 됐다. 그나저나 최근의 미국 대통령 중 ‘넘버 1 거짓말쟁이’는 존슨으로 지목된다. 조상의 업적까지 사기를 치다가 들통이 났으니.
거짓말하면 한국의 정치인들도 세계무대에 내놓아도 결코 손색이 없다. ‘숨 쉬는 것 빼고는 모두 거짓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말이다.
한국의 정치인들의 거짓말은 특색이 있다. 자신의 거취문제와 관련해 거짓말을 많이 한다는 게 그 하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3선 개헌을 하면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했다. 그리고는 다음해 유신을 단행했다.
DJ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출마를 안 한다고 했다가 출마를 해 ‘1노 3김’의 대선구도를 연출했다. 그리고 정계은퇴 선언까지 뒤집었다.
한국 정치인들의 거짓말의 또 다른 특징은 그 본질에 있어 민주주의의 절차를 무시하고 있다는 데 있다. 정치 입문 때에는 민주주의만 부르짖는다. 그러다가 힘이 생기면 슬며시 달라진다. 민주주의의 원칙 같은 건 아예 무시하는 거다.
손학규씨가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그 탈당의 변이 신랄하기 그지없다. 어제까지 몸담았던 당을 군정의 잔당과 개발 독재시대의 잔재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 한국 정치가 퇴행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이인제씨가 세대교체론을 내세워 경선 불복 후 독자 출마했던 10년 전 그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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