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 전쟁이 끝난 지 어느덧 34년. 흩어진 전우들이 다시 모였다.
모든 것 다 잊어버리고 생사고락을 함께 나눴던 전우들. 찬 바람, 흰 눈 속 2월의 토요일 밤 한성옥. 젊은 날의 용맹은 사라지고 반백의 흰 머리 주름진 이마, 다시 만나니 반갑구나 옛 전우들.
초창기 월남전우회 여정엽 회장님의 헌신적 모임으로 워싱턴 길거리 비바람 맞아가며 뱃지 팔고 티셔츠 모자 팔아 친목을 도모하면서 함께 했던 회원의 이탈로 분열되었고…
이제 새롭게 다시 태어난 임정식 신임 회장님. 정해년 복된 돼지꿈을 안고서 무한한 발전과 교민들께 사랑받는 사랑 받는 단체, 모범된 전우회로 이끌어주시고…
지루했던 월남전쟁, 자의반 타의반 국가의 부름을 받아 베트남 땅 다낭 항구와 캄란만에 첫발을 디디며 우리 모두 살아서 돌아가 조국에서 다시 만나자고 약속했건만 애달프게도 먼저 간 전우들께 명복을 빌면서 아직도 고엽제 후유증으로 반평생을 병상에서 고통의 아픔을 달래며 신음하는 옛 전우들.
젊은 청춘 꽃봉오리 채 맺어보지도 못하고 전우들의 값싼 죽음의 넋은 대한민국 국력을 신장시켰고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주춧돌이 되어서 그대들의 한 맺힌 절규가 아직도 전국 곳곳에 살아 숨쉬고 있으니 국립묘지 비좁은 공간에서 님들의 숭고한 희생은 역사에 길이 빛나리라.
저의 이민생활도 어느덧 17년째 재향군인회 동부지회 김홍기 회장님의 축사와 우렁찬 격려말씀에 분열됐던 지난 모습을 자책하면서 순국선열들에 대한 묵념과 너무나도 오랜 세월 만에 불러보는 애국가에는 나도 모르게 뭉클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동안 잊혀져만 갔던 우리말 우리글 우리노래. 나는 지금껏 고국을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지난 세월 뒤돌아보면서 전쟁이 끝남으로 후배가 없는 월남 전우회. 이제 우리들 나이 6~70대 안팎, 앞으로 남은 생애 짧게는 5~10년. 정글 숲 죽창에 찔리고 부비트랩 지뢰밭을 헤치며 죽음의 사선을 넘어 살아돌아온 전우들 아닌가.
모두가 바쁜 이민생활 뭉치고 단결하여 사랑받는 친목단체, 신뢰받는 전우회원으로 다시 태어납시다.
<최기주 워싱턴 베트남 참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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