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흔세살 이순재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도전…’동심’으로 돌아가 연기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으로 10~20대 젊은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배우 이순재(73) 씨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이슈와 사람>에 출연해 자신의 인기비결에 대해 말했다.
그는 빈틈 많은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젊은이들이 동질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존경의 대상이던 할아버지가 자신들처럼 야한 동영상도 보고 실수도 한다는 점이 호감을 주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사실상 90년대 ‘대발이 아버지’로 대변됐던 가부장적이고 근엄한 아버지의 모습이 2000년대 ‘야동순재’로 변해가고 있다. 이것은 이 시대 아버지 상의 반영이다.
긍정적으로 보자면 친근하고 가정적인 아버지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빈틈이 많다 못해 가족들에게 구박을 받기도 하는 ‘작아진’ 아버지의 모습을 보는 것같아 마냥 즐거울 수만도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시대 우리네 아버지의 모습이 과장되지 않고 그려지는 데에서 사람들은 유쾌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는 점이다.
야동순재 별명, 나도 재밌다
일흔이 넘은 원로급(?) 배우 이순재 씨에게 최근 붙은 별명은 ‘야동순재’다. 야한 동영상을 몰래 보다가 가족들에게 들킨 데에서 비롯된 사자 별명. 거리에서 마주치는 젊은이들마다 ‘야동순재’라고 불러대는 바람에 언짢을 법도 한데 이 씨는 그리 싫지 않은 모양이다. 젊은이들이 재기발랄해요. 순발력들이 어찌나 좋은지… 언짢은 게 아니라 고맙다고 해야죠.
악플순재, 사실 반(半) 컴맹이다
그에게는 또 하나의 별명이 있다. 악플(악성댓글)을 달다 적발된 에피소드에서 비롯된 별명, ‘악플순재’다. ‘야동순재’’악플순재’란 별명에서 보듯 극중에서 그는 인터넷과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자주 만들어낸다.
하지만 실제 이순재 씨는 ‘반 컴맹’이다. 더듬더듬 인터넷을 쓰자면 쓸 수는 있으나 인터넷을 할 줄 몰라 내 기사도 못 봤다고 말하는 일흔 세 살의 평범한 우리네 할아버지다.
인터넷 문화 정립은 시급한 과제
인터넷 덕분에 인기몰이를 하는 그이지만 실제로 가장 이해 못할 젊은이들의 문화 역시 인터넷 문화, 그 중에서도 악플 문화라고 말한다. 주위의 연예인들이 악플때문에 고통 받는 것을 봤다는 이 씨는 네티즌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다.
첨단 기술을 가지고 남용, 오용할 게 아니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무책임하게 남발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악플인가 그런 표현도 있지만 우리사회에서 상당한 피해 입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직종 사람들도 마찬가집니다. 근거 없는 악플에 의해서 상처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폴짝순재, 동심으로 돌아가 연기한다
아이처럼 폴짝폴짝 뛰는 장면 때문에 생긴 별명 ‘폴짝순재’. 일흔의 나이에 뛰는 연기가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마음 속에 남아있던 동심을 꺼내 연기했습니다. 나이가 일흔이든 여든이든 누구에게나 동심은 있죠라고 답한다.
일흔 세 살의 배우에게 시트콤은 분명 색다른 도전이다. 빠른 호흡과 거친 동작에 신세대 코드를 읽는 힘까지. 젊은 배우에게도 쉽지 않다는 시트콤 연기가 배우 이순재라고 쉬울 리는 없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연기는 ‘공감’이다.
남녀노소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인간의 마음속에는 공통된 심리가 있죠. 그 부분을 꺼내어 연기하면 보는 이들이 동질감을 느끼고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온다고 믿습니다
연기의 기본 정신을 이해한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배우. 시트콤이든 정극이든 악역이든 선한역이든 가리지 않고 하고 싶다는 배우 이순재 씨의 연기인생은 앞으로도 ‘거침없이 하이킥’이다.
CBS편성국 김현정 tryou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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