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L 사상 첫 흑인 우승 감독 탄생할
수퍼보울 XLI 미디어데이 스케치
꿈의 무대에 오른 시카고 베어스(15승3패)와 인디애나폴리스 콜츠(15승4패)가 30일 ‘수퍼보울 미디어데이’의 의무를 마쳤다. 일생 가장 큰 경기를 불과 5일 앞두고 이 같은 ‘미디어 서커스’가 귀찮을 수도 있지만 불평하기엔 다들 너무나도 오래 동안 기다렸던 무대다.
<인디애나폴리스 콜츠 선수들이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전 세계 기자들이 몰려들어 별의 별 질문을 다 한 날 스팟라이트를 가장 많이 받은 선수는 단연 콜츠 쿼터백 페이튼 매닝이었다. NFL 역사상 유일하게 데뷔 시즌부터 3,000 패싱야드를 돌파하고 6년 연속(1999-2004) 4,000 야드 전진을 주도한 쿼터백으로 이미 두 차례 리그 MVP 트로피를 거머쥐었지만 이 자리에 서는 데는 9년이나 걸렸기 때문이다.
매닝은 이 자리에서 베어스 대신 뉴올리언스 세인츠와 맞붙길 원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누가 더 강하고 약한 상대임을 떠나 세인츠는 아버지의 팀이었기 때문이다. 매닝의 부친 아치 매닝은 당시 ‘만년꼴찌’였던 팀에 뽑히는 바람에 바닥만 헤매다 은퇴했다. 그래서 큰 아들 페이튼이 “2대째 우승만 못한 일류 쿼터백”으로 남을 ‘가문의 위기’의 쳐해 있는 것이다.
매닝도 “아직까지 해낸 것은 우승할 기회를 따낸 것뿐이다. 그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다 헛일이다”라며 이를 인정했다.
매닝은 상대가 열 받을 말을 피했다. 쓸데없는 말로 상대를 더 분발하게 만들어서 좋을 게 없기 때문에 베어스 쿼터백 렉스 그로스먼, 라인배커 브라이언 얼래커 등을 열렬히 칭찬만 했다.
베어스 디펜스의 ‘심장’ 얼래커는 NFL에서 7년 동안 6차례 올프로로 뽑혔지만 수퍼보울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문가’들이 계속 베어스를 ‘빛 좋은 개살구’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 “사람들이 계속 상대의 승리를 점치는데 상관없다. 매주 그들이 틀리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15승은 우연이 아니다. 15승을 거둘 때는 이유가 있다. 개인적으로 우리 수비수들과 공격수들이 그 어떤 팀에도 꿀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매닝의 ‘넘버원 타깃’인 콜츠 와이드리시버 마빈 해리슨은 수퍼보울 진출의 꿈을 이루는데 11년이 걸렸다. 따라서 원래는 성격이 정말 내성적인 선수가 이날에는 인터뷰를 피하지 않았다. “난생 처음 경험해보는 수퍼보울 미디어데이인데 괜찮다”며 웃기까지 했다.
수퍼보울 역사상 가장 유명한 킥커라고 할 수 있는 애덤 비나티에리도 이날 기자들을 몰고 다녔다. 비나티에리는 콜츠 유니폼으로 바꿔 입기 전 뉴잉글랜드 패이트리어츠 멤버로 이미 두 차례 수퍼보울에서 결승 필드골을 터뜨린‘우승 청부사’다.
한편 베어스의 러비 스미스 감독은 스승인 토니 던지 콜츠 감독에 대한 질문서부터 인기 TV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의 “심사위원들이 너무 잔인하지 않느냐”는 풋볼과는 거리가 먼 질문에까지 받았다. 그 질문에 대해서는 “폴라 압둘은 좋아한다”라고만 간단하게 대답하며 웃어넘겼다.
그러고 보면 콜츠의 던지 감독은 NFL 사령탑에 오른 지 11년만에 이 자리에 섰다. 탬파베이 버카니어스를 6년, 콜츠를 5년 동안 지휘한 끝에 마침내 결승 무대에 섰다.
하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다. 탬파베이에 있었을 때 5년 동안 어시스턴트 코치로 썼던 제자 스미스와 사상 첫 흑인 수퍼보울 우승 감독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길 기회가 걸린 더 이상 뜻 깊을 수 없는 사제 대결을 펼치게 돼 흐뭇하기만 하다.
<시카고 베이스 쿼터백 렉스 그로스먼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장면
>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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