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에서 흑인과 히스패닉계 주민 간의 인종 폭력사태가 위험 수위를 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17일 보도했다.
당초 양측 갱단 갈등으로 비롯된 두 인종 간의 폭력 사태는 좀처럼 잊기 어려운 1922년과 1965년의 폭동사태를 연상케 하고 있으며, 폭력의 무대도 학교 캠퍼스와 교도소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특히 근래 들어 라틴 갱단은 흑인이면 남녀 노소를 가리지 않고 타격하는 양상을 보여 지난달에는 체릴 그린이라는 14세 흑인 소녀가 평소 타고 다니던 스쿠터 옆에서 친구들과 잡담을 나누던 중 라틴 갱단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그린은 특히 비슷한 나이 또래의 소녀들처럼 패스트푸드와 TV 시청을 즐기고 시 쓰기에 심취했던 순진한 아이였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또 지난해 11월 히스패닉 갱단 멤버 3명이 버스를 기다리거나 주차할 장소를 찾던 흑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기도 했으며, 흑인 청소년 10명도 롱비치에서 할로윈 행사 때 방문한 이웃 백인 여성들을 공격한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히스패닉계와 흑인 간 인종 갈등은 이민 증가와 높은 출산율 탓에 히스패닉의 인구는 증가하는 반면 흑인 인구는 감소하는 사회적 현상이 1차적인 원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히스패닉계 주민의 인구가 많아지며 흑인이 쥐고 있던 주도권이 위협을 받으면서 두 인종 간에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2005년의 경우 로스앤젤레스의 범죄 발생 건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인종, 종교, 성차별에서 비롯된 범죄는 전년보다 34%가 증가했다고 시 당국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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