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옆 동네 스프링필드 타운십 고교에서 11학년생 쉐인 군이 AK-47 반자동 라이플로 자신의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여 지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심방을 다녀오면서 “웬 헬리콥터가 교회 근처 동네에 계속 떠있나? 무슨 사건이 났구나”하고 라디오를 켜보니 생중계가 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다른 학생들을 향하여 쏜 것이 아니어서 더 이상의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만 참 비극적인 일입니다. 한국도 자살공화국이라는 말이 날 정도로 자살하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죽는 청소년이 제일 많고 살인 당하여 죽고 세 번째 큰 죽음의 이유가 자살이라고 합니다.
쉐인 군의 직접적인 자살 이유는 학교 성적이 떨어지면서 아버지와의 관계가 깨지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성적표를 감추면서 아버지를 기피하다가 들켰습니다. 화가 난 아버지는 한국 아버지처럼 매질이나 소리를 지르지 않고, 미국식으로 대가를 치르게 하였습니다. 꼭 가고 싶어 하던 내셔널 가드 신병 훈련소 캠프 참가와 자원소방대 근무를 벌로서 금지했습니다. 쉐인 군의 마음은 무너져 버렸습니다. 사춘기 자녀들은 감수성이 너무 예민한 나이여서 어른이 생각할 때 별것 아닌 것이 그들에게 큰 것으로 체감되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한국에서 너무 가난하여 미술 시간에 크레파스를 살 돈이 없었던 어린 학생이 있었답니다. 선생님한테 심한 꾸중을 들었습니다. 무슨 짓을 하여서라도 다음 시간에는 크레파스를 가져오라는 선생님의 심한 독촉에 그는 도둑질을 처음 하였습니다. 그리고 커서는 한국사람 전체를 불안에 떨게 한 지존파의 두목이 되었습니다.
어른들도 별 것 아닌 것 가지고 별 것인 것처럼 난리치고 사는 어린애 같은 어른이 있습니다. 별 것인 것을 또 별 것 아닌 것처럼 무심코 행하여 남에게 민폐를 끼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식의 대가를 치르게 하는 벌도 중요하겠고, 예전 한국식의 매질도 유효한 것이 있겠으나 가장 유효한 것은 별 것 아닌 것을 별 것처럼 여기는 사춘기 자녀들을 그들의 눈높이에서 함께 고민하고 품어주고 부모의 사랑이 필요합니다. 죽고 난 다음에는 후회도 소용없습니다. 미리 예방하면서 삽시다. 오늘도 에셀 나무를 심으며…
글 : 호성기 필라 안디옥 교회 담임 목사
삽화 : 오지연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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