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중천’으로 첫 영화 도전
자리를 마주한 김태희는 만사에 솔직해 보인다. 거기다 ‘담백’이라는 말까지 더하면 그녀를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단어의 조합이 될 듯.
데뷔 이후 연기자로서의 대접 만큼이나 ‘화제의 스타’로 이름이 더 높았던 김태희가 영화 ‘중천’으로 첫 영화 연기에 도전했다.
첫 영화. 하지만 예상외로 김태희의 모습은 담담하다.
주위의 반응을 보면 걱정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 개봉이 닥치지 않아서 그런지 실감을 못하겠어요. 직접 앞에 접하지 않으면 크게 실감을 못하는 성격이라 그런 걸까요.
자신이 아무리 대범하고 무덤덤해도 ‘처음’이라는 단어에 담기는 주위의 시선에 그저 모른척 하고 지나갈 수는 없는 일.
인터뷰나 팬들과의 대면을 하다 보면 정말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조바심도 나고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제 자신을 잘 조절하려고 노력해요.
첫 영화 부담, 팬들이 덜어줘
오히려 영화 출연 후 각 지역을 다니며 팬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던 것에 기쁨을 느낀다는 반응이다.
영화 홍보 때문에 찾아간 것이지만 팬 미팅을 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지역에 계시는 팬들은 뵙기 힘들잖아요. 그분들의 기뻐하는 모습과 응원이 마음을 한층 더 든든하게 해줬어요.
첫 출연한 영화, 그것도 주연, 거기다 대작 영화라는 갖가지 부담스러운 수식어 뒤에서도 오히려 여유로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건 ‘현재에 충실하자’는 스스로의 다짐 때문이다.
누군가 덤덤한 제 모습을 보고 ‘대인’(大人)이라고 부르며 놀리기도 하더군요. 저라고 걱정이 없지는 않겠지만 결과 보다는 그 과정 속의 현재를 중요시하는 제 성격이 겉으로 드러나 보이나봐요.
’후회 하는 대신 뭔가를 얻어가자’는 마음으로 모든 일에 임한다는 김태희. 그렇다면 드라마가 아닌 영화 ‘중천’에서 그녀가 얻은 건 뭘까.
드라마에 출연할 때는 빡빡한 일정의 촬영에 참여하느라 정신이 없어 시청자의 반응이나 여타 다른 상황들을 염두에 둘 여유가 없었어요.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편했다고나 할까요.
하지만 이제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을 단 김태희에게는 시간적인 여유 만큼이나 책임감과 자신을 돌아보는 시선도 커졌다.
중국 촬영 ‘소화’와 하나가 되는 시간
’중천’은 중국에서 주로 촬영이 이뤄지다 보니 영화 외에는 따로 생각할 것이 없었어요. 촬영이 끝나고 호텔에 돌아와서도 허전한 마음에 영화를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촬영을 고민하는 시간이 이어졌어요.
중국의 오지에서의 촬영이 힘겨웠을 법 한데 이야기를 풀어놓는 폼이 오히려 기억을 더듬으며 즐거워하는 눈치다.
나를 영화 속 인물로 살게 해 줬죠. 상황 자체가 김태희라는 인물이 영화 속 소화라는 여인과 가까워지게 만들어줬다고나 할까요.
중국 현지 촬영에 대해서는 정작 김태희 자신 보다 주위에서 ‘고생했겠다’라는 측은한 시선이 많았다는 것.
물론 더운 물도 제대로 안 나오고 전기가 안 들어오기도 하는 등 불편한 점을 꼽으라면 끝도 없겠죠. 하지만 오히려 그런 상황을 미리 예상하고 각오를 단단히 한 덕인지 그런 것들이 불편함으로만 느껴지진 않더군요.
김태희가 영화 속에서 분한 인물은 신과 인간의 경계에 서 있는, 죽은 자도 산 자도 아닌 묘한 상황에 처한 캐릭터이다 보니 김태희의 말대로 역에의 몰입이 즐겁지만 쉽지는 않았다.
인물이 너무 막막했다고나 할까요. 주위에서 그런 인물을 접할 수 있을 리 없잖아요. 그래서 아예 소화의 캐릭터를 ‘자연인’ 김태희의 모습에서 찾으려고 했죠.
그래서 영화 속 소화로 분한 김태희는 특별한 사극 투 대사나 별다른 설정을 하지는 않았다. 대사도 현대극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로 소화한다.
현대극 말투가 조금 걱정되기도 해요. 영화 속에서 너무 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죠. 하지만 인간을 믿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소화를 표현 하는 데는 평범한 말투가 더 어울릴 거라고 판단했어요.
서툴렀던 배우로서의 모습, 극중 인물과 함께 성장
그렇게 김태희 자신과 소화를 연결시켜 자연스럽게 닮아가는 사이 영화는 완성돼 가고 있었고 극중 소화가 강해지고 성숙해지는 만큼 김태희도 영화배우로서의 모습을 갖춰갔다.
처음 소화 역을 연기할 때는 제 자신도 많이 서툰 모습이었어요. 어쩌면 1년여가 지난 지금 당시의 연기를 하다면 연기 측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겠지만 극중 인물과 함께 성장해가는 자연스러움은 덜할 것 같아요.
’큰 자본이 투입된 대작 영화’,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판타지 영화’, ‘일본 등 아시아 최고 스태프들의 참여’ 등 김태희에게는 첫 영화 치고는 타이틀이 너무나 화려하다.
글쎄요. 첫 영화인데 너무 크게 일을 벌인 게 아니냐는 분들도 있어요. 하지만 전 그런 걱정 보다는 영화 속 소화라는 인물을 제가 연기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두고 작품을 선택했어요. 최고의 스태프들과 함께 하게 된 건 감사할 일이죠.
그동안 CF 속의 모습이나 연예계 화제 속의 인물로 부각된 일이 적지 않은 김태희. 이제 5편의 드라마 이후 첫 영화로 ‘연기하는 사람’의 모습을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킬 태세다.
[기사제휴]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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