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박찬호를 레드삭스에 마무리요원으로 추천한 사실이 알려져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에이전트 보라스 레드삭스에 추천
파드레스도 재계약 원한다고 밝혀
박찬호 진로문제 수면으로 떠올라
‘마쓰자카 선발에 박찬호 마무리?’
아직 가능성을 논하기에도 시기상조로 보이지만 현재 프리에이전트(FA)로 새 둥지를 찾고 있는 박찬호(33)에게 전혀 예상치 못했던 시나리오가 튀어나왔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클로저로 가는 것이다. 이 시나리오는 박찬호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레드삭스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이 제안은 레드삭스와 일본인투수 다이스케 마쓰자카의 계약협상을 진행하던 보라스가 한 것으로 이에 대해 레드삭스측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보라스는 왜 이런 제안을 했을까. 올 시즌 레드삭스의 클로저로 뛴 선수는 6피트4인치, 230파운드의 루키 정통파 우완투수인 조나단 파펠본(26)이었다. 최고시속 99마일에 달하는 강속구를 뿌리는 파펠본은 시즌 종반 어깨를 다친 뒤 레드삭스가 플레이오프 레이스에서 탈락하자 더 이상 출전하지 않았으나 올 시즌 59게임에 나와 4승2패35세이브를 따내며 방어율 0.92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려 신인왕 후보에까지 올랐던 탑 유망주다. 하지만 그의 장기적 포텐샬을 높이 산 레드삭스는 내년부터 그를 선발투수로 돌릴 계획이어서 그의 자리를 메울 뚜렷한 클로저감이 없는 상황이다. 노련한 보라스는 바로 그 틈새를 보고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이것이 보라스의 독자적인 의견인지 박찬호와 사전 조율을 거친 것인지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비록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팀 클로저로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긴 했어도 빅리그 커리어 전체를 선발투수로 뛴 박찬호가 갑자기 클로저로 전환하는 것은 상당한 도박인데다 레드삭스가 박찬호가 원하는 내셔널리그 서부조팀과는 리그는 물론 지리적으로도 완전히 반대쪽에 속한 팀이어서 쉽게 어떤 추론을 내리기도 어렵게 한다. 치밀하기 짝이 없는 보라스가 박찬호와 아무런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이런 제안을 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과연 어느 정도까지 박찬호와 사전 조율을 마친 것인지가 궁금한 상태다.
물론 아직도 박찬호를 데려갈 가장 유력한 팀은 친정인 파드레스다. 그렉 매덕스의 영입으로 선발 4개 자리는 정해졌지만 아직 제5선발 자리가 비어있다. 13일자 샌디에고 유니온-트리뷴에 따르면 파드레스 케빈 타워스 단장은 박찬호와 데이빗 웰스, 덕 브로케일 등 3명과 재계약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5선발로는 박찬호보다 웰스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웰스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데 웰스가 떠나갈 경우 박찬호와 재계약은 훨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박찬호 역시 선발투수로 파드레스에 남는 조건이라면 환영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한가지 의문이 남는다. 왜 파드레스의 연봉조정 오퍼를 거부했을까 하는 것. 실제로 박찬호를 원하는 다른 팀들이 있다는 어느 정도 확신이 없는 한 연봉조정 오퍼를 거부하는 것은 도박이다. 어쩌면 보라스는 연봉조정 거부나 이번 클로저 전환 제의를 통해 박찬호에게 다른 옵션도 있음을 파드레스에게 알리고 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됐던 그동안 잠잠하던 박찬호의 진로문제가 수면으로 올라오기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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