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 스님이 달마도를 그리고 있다.
■‘禪畵 대가’ 정현 스님, 13일 LA법회
11년간 1만장 화폭 정진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중생의 가야할 길 일깨워
이런 게 업보라는 건가. 스님은 “20년 전쯤 정진하는 한 순간 망상이 들더니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누구에게 사사 받은 적도 없는데, 김종춘 한국고미술협회장이 높이 평가할 정도니 스님의 솜씨는 타고난 것 같다.
봇물이 터지자 스님의 붓은 멈추지 않았다. 1997∼99년 1,000일 동안은 그림만 그리는 용맹정진도 했다. 붓을 잡기 시작한 지 11년만에 1만장을 그렸다. 스님의 그림을 받아간 사람들이 그림을 명함 크기로 복사해 나눠주기 시작했다. 한 경찰서장은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가 범죄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그림 명함 4만장을 만들어 관내에 돌리기도 했단다.
스님에게 어떻게 해야 날마다 좋은 날이 되냐고 물었다. 시 한 수가 답으로 돌아온다.
“인연터인 세상이 모두 법당이거늘/시장에서/공원에서/공장에서/부처님을 친견하거라/마하 반야바라밀…”(진불·참부처)
스님의 요점은 간단하다. “좋은 날은 모든 사람이 행복하고, 기쁘고, 평안하게 사는 거죠. 자신이 있는 곳에서 맡은 일을 제대로 하면 다 좋은 날이 되죠. 어디에 있든 성실하게 사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입니다.”
스님의 그림 소재는 단순하다. 지혜를 찾는 문수동자, 소, 물고기가 대부분이다. 소가 상징하는 인간이 알 수 없는 진면목을 찾으려면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처럼 깨어있어야 지혜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럼 날마다 좋은 날을 맞을 수 있다고 스님은 중생을 깨우친다.
충남 공주시에 있는 토굴 ‘화림원’에서 그림을 그리며 수행을 하고 있는 스님은 남가주와도 인연이 깊다. 80년 미국에 건너와 오렌지카운티 정혜사 주지도 지냈고, 금강선원을 개설해 원장도 역임했다.
스님은 13일 오전 11시 반야사(939 S. Irolo St., LA, 90006)에서 법회를 연다. “인종, 종교, 사상을 초월해서 모든 인간이 조화를 이뤄야 다툼이 없게 된다. 좋은 생각으로 사람을 대하면 좋은 날이 온다.” 스님이 전할 법문이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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