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세대, 엄숙함 대신 생전의 삶 반영
골프장서 악단 연주속
틀에 밖힌 형식 탈피
우울하지 않는 행사로
교회에서 오르간 연주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엄숙하게 열리던 장례식의 장소와 형식이 베이비붐 세대에서는 달라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세대의 장례식 장소로 고인이 자주 가던 골프장 18번 홀과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달리던 도로, 평소 가장 좋아하던 산의 정상 등이 포함되어 있다.
뉴욕의 손해보험회사 뢰스를 경영했던 로버트 티슈는 취주악대를 저택에 초청해 파티 플래너가 기획한 파티 형식으로 장례식을 열었다.
크리스티 경매소에서 열린 낸 켐프너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차르트의 진혼곡이 담긴 CD를 한 장씩 받았다.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초빙해 진혼곡을 실제 연주하도록 하고 싶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CD로 대체했다는 것. 휴스턴에서 장례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마크 더피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부모나 자신들을 위한 장례식을 준비하기 시작하면서 과거처럼 판에 박은 듯한 장례식에서 벗어나려는 가정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2만2,000여 장례업소에서 매년 200만명 이상의 장례식이 치러지고 있으며 여기에 들어가는 돈도 130억 달러에 달한다.
더피는 “베이비붐 세대는 음식에서부터 식순에 따른 추모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싶어한다”며 “그들은 장례식에 자신들의 삶과 기호가 반영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친이 일요일 아침에 교회에 가는 대신 골프장을 갖기 때문에 그가 자주 찾던 골프장 18번 홀 그린에서 친지들이 차례로 서서 공을 치도록 하는 장례식도 있었고 고인이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던 바로 그 길에 유해를 뿌리기 원하는 가족들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또한 가장 큰 변화는 서부 일부에서 70%에 육박할 정도로 점점 더 많은 가정이 화장을 선택해 시신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장례식이 점점 더 우울하지 않은 행사가 되고 있다는 점. 더피는 “시신이 꼭 있어야 할 필요가 없다면 골프장이건 주점이건 자주 가던 식당이건 어디서든 식을 열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실제로 함께 했던 즐거웠던 시간을 되돌아보기 위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산의 정상에서 디스코 파티를 겸한 장례식을 갖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아이스크림 자판기 업자였던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기일 때마다 묘지 옆에 아이스크림 트럭을 세워놓고 고인을 찾는 추모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는 추모식도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부동산 중개인 잭 수서는 작가 린 아이젠버그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삶을 담은 비디오 ‘고결한 사람 : 잭’을 제작, 장례식 때 상영토록 할 계획이다. 자신은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 전혀 몰랐지만 손자와 증손자들은 할아버지와 증조 할아버지의 삶을 알도록 한다는 취지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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