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라이언은 지난 16년 가운데 절반을 술과 마약에 빠져 지냈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중독에서 벗어나겠다며 재활치료를 받고 있으나 아내 셰넌은 이미 그에 대한 기대를 버린지 오래다. <사진-USA투데이>
연봉10만달러 약값 탕진
부부·자녀 관계 병들어
마약과 알콜 중독으로 흔들리는 가정이 적지 않다.
USA투데이는 20일 케이블TV 방송사인 HBO와 공동으로 실시한 갤럽 설문조사 결과를 인용, “미국인 성인 5명 가운데 한 명이 마약이나 알콜 중독인 직계 친척을 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근거로 추산해 보면 약 4,000만명의 성인들이 현재 마약, 혹은 알콜 중독이거나 과거 어느 한 때 중독증세를 겪은 적이 있는 배우자, 부모, 형제나 자녀들을 두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여론조사의 수치에는 중독자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어린이 600만명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전국 알콜중독자 자녀들을 위한 모임’의 시스 웬저 이사장은 USA투데이의 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 “알콜이나 약물 의존자의 경우 4~5명의 가까운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게 마련”이라며 “이런 면에서 중독증은 가족 전체에 피해를 입히는 돌림병”이라고 강조했다.
팀 라이언(37)의 사례는 웬저 이사장의 주장을 뒷받침해 주는 본보기에 해당한다.
시카고 정보기술(IT) 회사의 인력공급 책임자인 그는 지금의 아내인 셰넌(35)과 7년 전 데이트를 시작할 당시 “술과 관련한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나 결혼하기 직전 라이언에게 알콜 중독증세가 있음을 알아낸 셰넌은 법원에서 약식 결혼식을 올린 후 성조차 바꾸지 않았다. 덜컥 임신하는 바람에 결혼을 했지만 어차피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남편의 문제는 술만이 아니었다. 첫 아들이 태어난지 얼마 안돼 셰넌은 차고에서 코케인을 발견했다. 놀랍게도 라이언은 2년 전부터 코케인을 복용해 왔다고 시인하고 “아들을 위해 술과 마약을 끊겠다”고 눈물로 약속했다. 그는 잠시 약속을 지키는 듯 했으나 첫 아들이 6세 때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자 이를 핑계삼아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
이후 상태가 악화된 그는 급기야 헤로인에 빠져들었고 그때부터 통제불능 상태가 되고 말았다. 재택근무중이던 라이언의 중독 사실을 모르는 회사측은 꼬박꼬박 페이첵을 보내주었으나 연 10만달러의 연봉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정은 빚더미에 올라앉고 말았다.
어느덧 라이언과의 사이에 네 자녀를 두게 된 셰넌은 “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었기에 선뜻 이혼을 하기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들도 라이언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지 오래다. 이들은 아버지에 대해 대단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함께 어울리며 애정과 신뢰를 쌓을 시간이 없었던 탓인지 라이언과 자녀들의 관계는 매끄럽지 못하다.
더 큰 문제는 알콜 혹은 마약 중독자의 자녀들인 이들이 심각한 발달장애를 일으킬 위험이 대단히 높다는 사실이다. 웬저 이사장은 “마약 중독이 단순히 개인의 부끄러운 비밀이 아니라 주변인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무서운 ‘질환’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만 포괄적인 대응책 마련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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