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이 19일 백악관에서 줄기세포 연구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유를 밝히고 있다.
부시, 줄기세포 연구법안 거부권 행사… 의회 뒤집기 어려울듯
“과학의 발달로 인체의 비밀의 문이 조금씩 열고 있으나 이는 또한 생명을 조작하고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려는 유혹을 부추기고 있다. 역사 속에서 우리의 양심은 이 같은 유혹을 거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9일 백악관에서 연방의회가 통과시킨 인간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 제한을 완화하는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부시 대통령이 지난 66개월 동안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의회를 통과한 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방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킨 바로 다음날 공표한 대로 거부권을 행사했던 부시 대통령은 “이 법안은 우리의 품위 있는 사회가 존중해야 하는 도덕의 경계선을 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일단 경계선을 넘게 되면 다시 경계선 내로 회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백악관에는 다른 커플이 사용치 않았던 냉동 배아를 ‘입양’, 아이를 갖게 된 18가족이 초청됐다. 그는 “여기 있는 아이들은 배아로부터 자라나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탄생, 성장하고 있다”며 “이들 아이들은 잉여 부품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이 이 법안을 거부한 것을 지지한 사람 가운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가 포함되어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알츠하이머에 시달렸다. 부인 레이건 여사는 “시간은 짧지만 생명은 귀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화당 소속 연방 상원 원내대표 빌 프리스트는 대통령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즉각적으로 반발했다. 낙태를 반대한다고 밝힌 그는 “하지만 대통령의 결정은 너무 제한적”이라고 항변했다.
상원은 18일 63대 37의 표결로 이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무력화하는데 필요한 3분의 2 찬성에는 4표가 부족했다. 연방 의회는 거부권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를 행할 예정이나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줄기세포 연구법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주요 선거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황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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