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는 A학점, 무대는 B학점.
새로 영입된 곡클리 단장의 SF 무대가 여름페스티발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가수들은 나름대로 수준급 목소리를 들려주는 데 성공했으나 무대가 변변치 못했다. 특히 휴스턴 오페라에서 새로 영입해 들인 곡클리 단장의 역량을 엿보기에는 함량 미달이었다.
SF 오페라는 이번 여름 페스티발에서 푸치니의 ‘나비부인’, 차이코프스키의 ‘잔 다르크’,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등 3작품을 무대에 올렸으나 히트한 작품은 없었고 ‘잔 다르크’정도가 장중한 오케스트라와 원작의 뛰어남으로 그나마 여름 페스티발을 살려냈다.
7월2일 막을 내리는 ‘피가로의 결혼(모차르트)’은 피가로 역의 바리톤 John Relyea, 수잔나 역의 소프라노 Camilla Tilling등 전반적인 출연진들이 발군의 성량을 과시하며 98년 무대를 리바이벌한 평범한 무대연출을 커버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으나 장시간동안의 하품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6월 3일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차이코프스키의 작품 ‘잔 다르크’는 그랜드 오페라의 장중한 맛을 살린 차이코프스키의 숨은 진주였다. 그러나 원작이 뛰어난 만큼 무대 연출이 뒤따르지 못한 것이 흠. SF 오페라 에서는 현대도 아니고 고대도 아닌 어눌한 무대로 어색함을 자아냈고 엑스트라(합창단)들에게 현대 의상을 입히는등 언밸런스한 연출이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잔 다르크 역의 Dolora Zajick의 용감한 목소리가 절찬받았으며, 거의 사장되다시피한 작품을 새로이 선보였다는 점에서 모험적인 공연으로 호평받았다.
곡클리 단장은 이번 ‘여름 페스티발’을 통해 9월에 시작되는 ‘2006년 정규 무대’의 맛보기를 보였으나 퇴색된 무대감각을 선보임으로써 사임한 파멜라 전단장을 이어 침체된 오페라계를 부활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임이 지적됐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는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2006년 정규 시즌에서 베르디의 ‘가면무도회’, ‘리골레토’,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 스트라우스의 ‘박쥐’, 풋치니의 ‘마농레스꼬’, 비제의 ‘칼멘’등을 공연할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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