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의 빛 장로교회에 출석하고 있는 로버트 아이리시
미국교회에 나가는 한인들은 있어도 한인교회에 출석하는 미국 교인은 흔치 않다. 다른 문화권에서 교회생활을 하려면 어느 정도의 서먹서먹함과 부자연스러움을 애써 무마하며 다녀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로버트 아이리시(Robert Irish 77세)는 플레즌힐 은혜의 빛 장로교회(담임 강대은 목사)에서 예배드린 지 1년 6개월이 넘었다. 예배 시작 10분 전에 도착해 한인 교인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눌 뿐이지만 예배의 감격이 그대로 살아나는 이곳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이 그에겐 귀하다.
사실 그는 한국전에 해군으로 참전한 인천상륙작전의 산증인. 귀국해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회사생활을 하면서 한국은 그저 젊은 날의 무용담을 늘어놓기 좋은 나라였다. 그러나 1981년부터 한국으로 파견 근무를 나가면서 현대정유, 대림산업과 인연을 맺었다. 덕분에 속이야기를 털어놓을 정도의 한국 친구들도 많아졌고 정 많은 한국문화에도 끌렸다. 2003년 형이 루게릭병을 앓고 있다는 소식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이곳저곳 미국교회를 방문해 봤지만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이렇게 냉담의 시간을 보내던 중 뜻밖에도 그를 전도한 사람은 사진관에 있었다. 바로 맘에 들지 않던 여권 사진을 다시 찍으러 간 그곳에서 그는 마음을 열었다. 아이리시를 이 교회로 인도한 박신정씨는 “그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전도하라고 보내준 사람”이라며 “그의 변화된 모습을 보면 감사의 기도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월넛크릭에 사는 아이리시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강조하는 한인 예배가 좋다. 그래서 하나님의 집을 찾는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아이리시를 위한 설교 통역은 최문호, 최동석, 김수현 집사가 교대로 맡고 있다.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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