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설리 문타리가 한국 송종국의 수비를 뚫고 돌파해 들어가고 있다.
한국축구대표팀 아드보카트호가 독일월드컵을 대비한 마지막 모의고사이자 첫 상대인 토고를 가상한 맞춤형 평가전에서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에 1-3으로 완패했다.
4일 스코틀랜드 에드버러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한국은 뛰어난 개인기와 정교한 2대1 돌파, 지치지 않는 체력 등 정상급의 기량을 과시한 가나에 시종 힘겨운 경기를 펼친 끝에 전반 1골, 후반 2골을 내주고 무릎을 꿇었다. 전반 38분 김진규의 핸드볼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허용, 선취골을 내준 한국은 후반 5분 이을용의 기습적인 왼발 중거리슛으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후반 18분 설리 문타리, 36분 마이클 에시엥에게 연속골을 내줘 변명의 여지없는 고배를 마셨다. 2진급 선수들이 다수 나선 노르웨이전과 달리 주전선수들이 총출동한 이날 가나전에서의 완패는 9일 앞으로 다가온 본선 첫 경기 토고전을 앞두고 팀 분위기에 먹구름을 드리우기에 충분했다.
아프리카 서해안을 타고 토고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가나를 잡아 아프리카 축구에 대한 적응력을 키움과 동시에 자신감을 갖고 독일로 향하려던 대표팀의 계산은 베일을 벗고 보니 예상보다 훨씬 강한 가나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첼시의 플레이메이커 에시엥은 물론 스티븐 아피아, 문타리 등 가나의 미드필드진은 한국선수 1명 정도는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와 놀라운 순발력으로 한국수비에게 ‘압박’의 찬스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가나 공격수들은 좌우 측면을 이용한 돌파는 물론 중앙에서도 개인기와 2대1 패스를 통해 한국의 저지선을 그리 힘들이지 않고 돌파해내는 위력을 과시했다. 가나의 골운이 조금만 좋았더라도 추가로 2∼3골은 쉽게 내줬을 뻔했다. 한국은 부상을 딛고 출전한 박지성과 이을용, 이호 등 3명이 미드필드에 나섰으나 상대에게 개인기는 물론 팀워크에서도 열세를 드러내며 중앙의 주도권을 빼앗겨 시종 힘겨운 경기를 했다.
전반 15분 에시엥에게 돌파당한 실점위기를 이운재의 선방으로 넘긴 한국은 23분 이영표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으나 볼이 다이빙한 박주영 머리에 약간 빗맞아 전반 가장 좋은 찬스를 놓쳤다. 가나는 37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김진규가 넘어지며 가슴으로 막으려다 팔에 맞아 페널티킥을 얻자 아사모아 기안이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어 리드를 잡았다.
한국의 만회골은 팀 작품이라기보다는 이을용의 순간적인 센스에서 나왔다. 후반 5분 상대진영 중앙에서 볼을 잡고 왼쪽으로 툭툭 치고 들어가던 이을용이 상대수비가 물러나며 찰나의 틈이 보이자 지체없이 왼발강슛을 뿜었고 볼은 다이빙한 가나골키퍼 손에 맞고 튀며 위쪽 그물을 출렁였다.
하지만 가나는 강했다. 후반 18분 에시엥의 프리킥을 문타리가 솟구쳐 오르며 예리한 헤딩슛으로 리드를 되찾아간데 이어 36분 한국 왼쪽을 돌파한 에시엥이 기안과 절묘한 2대1 패스로 완벽한 찬스를 만든 뒤 왼발슛으로 네트를 갈라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은 이에 앞서 이천수가 왼쪽에서 올린 예리한 코너킥을 박지성이 뛰어들며 노마크상태에서 헤딩했으나 크로스바 위로 넘어가 동점골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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