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스프링 브레이크’와
고교생 ‘졸업시즌’ 특히 주의
학창시절 해방감 만끽하려다
‘끔찍한’ 함정에 빠질 수도
“칸쿤의 강간범을 조심하라.”
졸업시즌을 맞아 미국의 고교생들로 붐비는 멕시코의 휴양지 칸쿤에 강간범들이 설치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칸쿤은 ‘스프링 브레이크’(봄방학) 기간에 미국의 남녀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아름다운 해변 휴양지. 그러나 무절제한 섹스와 폭음 등 여대생들의 일탈행위로 명성을 얻은 칸쿤은 젊은 여성들의 흐트러진 틈을 노리는 눈길이 사방에서 번득이는 ‘화려한 함정’이기도 하다.
봄의 칸쿤이 대학생들의 집합처라면 초여름의 칸쿤은 졸업의 해방감을 만끽하려는 고교 시니어들의 놀이터다. 매년 졸업주간인 ‘시니어 위크’가 돌아올 때마다 칸쿤은 미국의 10대 청소년들로 초만원을 이룬다.
‘선배’들이 풀어놓는 뻥튀기 입소문과 이들의 경험담을 부분적으로 확인해 주는 연례적인 언론 보도, 여행사들의 치열한 판촉 등에 힘입어 칸쿤은 10대들의 ‘정보회로’에 반드시 가보아야 할 졸업 여행지로 입력되어 있다. 하지만 칸쿤 여행이 10대 소녀들에게 향긋한 추억 대신 끔찍한 기억을 안겨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수잔 루어스는 칸쿤에서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다.
그녀는 최근 ABC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시니어 위크에 칸쿤으로 놀러갔다가 멕시코 경찰로 위장한 남성에게 강간을 당했다”며 자신의 쓰린 경험을 털어놓았다.
ABC뉴스의 추적 프로그램 ‘20/20’에서 어려운 고백을 한 수잔은 “햇빛으로 가득 찬 환한 휴양지에도 어두운 그늘이 있다”며 “10대 여행객들은 칸쿤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를 수 차례 반복해 강간한 범인은 사건 발생 2년 후에야 붙잡혔다. 그는 수잔에게 범행을 가한 이후 체포될 때까지 최소한 6명의 미국인 여성들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칸쿤은 성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반면 범인 검거율은 대단히 낮다는 묘한 특징을 지닌다.
민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와치’의 대니얼 윌킨슨은 “멕시코에서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범인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희망을 아예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현지 경찰이 범인과 한 통속”이라는 수군거림까지 나도는 판이다.
칸쿤의 사법 당국은 수잔을 강간한 범인이 활갯짓을 치고 다닐 당시에도 ‘외국인 관광객을 노리는 연쇄 강간범을 조심하라’는 발표조차 하지 않았다.
현재 미 국무부가 제공하는 멕시코 관련 여행정보난에는 “칸쿤에서 상당 건수의 강간이 발생하고 있다”는 짤막한 경고가 담겨 있다.
<이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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