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아이돌’ 정도의 시청률 자신있다
영어 단어의 철자 맞추기 대회인 ‘스펠링 비’ 결승전이 내달 1일 ABC 방송을 통해 미 전역에 방영된다.
스펠링 비는 지난 1994년부터 ESPN 채널을 통해 방영됐지만 주요 네트웍이 프라임타임대에 대회실황을 생중계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ESPN의 모기업이기도 한 ABC가 어린이들의 스펠링 맞추기 대회를 황금 방송시간대인 오후 8시부터 2시간 동안 내보내기로 한 것은 시청률이 생명인 TV방송의 생리상 대단한 모험에 해당한다.
그러나 ABC 대안 프로그램 디렉터인 안드레아 웡은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자신한다. 영국에서 ‘스타와 함께 춤을’이라는 프로그램 포맷을 들여와 대박을 터뜨린 바 있는 안드레아에 따르면 스펠링 비는 폭스 TV의 ‘아메리칸 아이돌’에 버금가는 ‘성공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1년 중 단 한순간을 위해 숱한 시간을 투자하며 까다로운 단어들을 외우느라 비지땀을 흘린 어린이들은 시청자들을 지루하게 만드는 ‘범생이’가 아니라 피할 곳조차 없는 외나무다리 위에서 날카롭게 벼린 지력을 겨루는 전사들이고, 단 한번의 실수가 곧장 탈락으로 연결되는 대회 진행 방식은 리얼리티 쇼에 딱 어울리는 박진감 넘치는 포맷이라는 것.
일반인들은 잘 모르지만 올해로 79번째를 맞는 스펠링 비의 규모와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올해의 경우 지역 예선에 참여한 어린이들의 수는 총 1,050만명으로 이 가운데 275명이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본선에 진출했다. 그러나 18일 AB C-TV 카메라 앞에서 ‘마지막 승부’를 벌이는 어린 전사는 15명 선으로 좁혀지고 이중 끝까지 살아남는 단 한 명이 스펠링 비 챔피언의 영예를 안게 된다.
스펠링 비는 TV에 앞서 할리웃의 부름을 먼저 받았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스펠바운드’가 2002년 오스카상 후보로 지명됐고 올해에는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성공을 거둔 ‘아킬라와 비’(Akeelah and the Bee)가 영화로 만들어져 화제를 모았다. 이 영화는 LA에 거주하는 한 흑인 소녀가 역경을 딛고 스펠링 비 본선에 진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외에 마이라 골드버그의 200년도 소설 ‘비 시즌’이 지난해 리처드 기어 주연의 영화로 제작된데 이어 유명 문화 평론가인 WPDATM 맥과이어의 관련 서적(American Bee: The National Spelling Bee and the Culture of Word Nerds)이 로데일 프레스에 의해 출판되는 등 스펠링 비는 미국의 ‘하부 문화’(sub-culture)로 굳건히 뿌리를 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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