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심화·세금인상·수익성 악화로 고전
매물 증가세, 가격도 하락
시카고 한인 세탁업계가 불황을 맞고 있다. 수년전부터 군소 세탁업체가 난립, 경쟁이 심화된 상황인데다 세탁용 세제인 퍼크와 라이센스 수수료까지 인상이 확실시되자 수익성 악화를 더 이상 견디기가 힘들다는 인식이 만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실정을 반영한 듯 요즘 부동산 시장에 매물로 나온 세탁소들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세탁소 매물이 아직 ‘쏟아져 나오는’ 정도는 아니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링컨비지니스그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세탁업에 너무 많이 달려들었다며 매상은 오르지 않고 수입은 줄어드는 바람에 몇년전 비싸게 구입한 세탁소부터 출혈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세탁업계의 구조조정이 완료되기까지 앞으로 상당기간 매물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회계사들의 분석도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 회계사는 일부 안정된 업체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정이 어렵다고 한다며 최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세탁소를 헐값에 넘기는 일도 종종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김성권 전 세탁협회장은 주변에서 세탁업을 접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매물로 내놔도 팔리지 않아 심지어 15만달러에 사들인 세탁소를 3만달러 정도만 받고 그냥 넘기는 사례도 있다고 현 실정을 전했다. 그는 또 리스가 남아 있는 경우 건물주가 양해해주면 바로 접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렌트비를 한꺼번에 지불해야 하니 울며겨자먹기로 지속하는 수밖에 없지 않으냐면서 손해를 감수하고 사업을 헐값에 넘기는 게 오히려 이익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에서 15년째 세탁공장을 하고 있다는 스티브 인씨는 이미 운영하던 공장 2곳 중 하나를 문닫은 상태다. 공장을 돌리면 돌릴수록 손해가 커지기 때문. 하루 빨리 사업을 정리하고 싶지만 누구 하나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이다. 그는 규모 있는 공장이거나 예전부터 안정된 업체를 제외하면 영세업체 중 상당수가 몇년 이내에 도산할 것이라며 공장 운영비 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하나를 닫았지만 매매가 되는 대로 남은 공장도 모두 닫고 드랍오프나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변 세탁인들 중 반수 이상이 사업을 그만두려한다고 전한 인씨는 15년전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1갤론에 75센트 하던 세제가 지금은 15달러로 뛰었다며 하지만 당시 한장당 89센트였던 와이셔츠 세탁비는 지금도 99센트 밖에 안되니 이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세탁업계는 퍼크 세금 인상이 전적으로 대규모 세탁공장에 유리하게 돼있다며 이대로라면 한인 중심의 영세업체는 살아날 수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이러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매물로 나온 세탁소마저 아예 팔리지 않아 경제적으로 가중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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