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지역 1.5세 비즈니스 지속 성장세
네이퍼빌에 거주하는 Y씨(32세)는 동업자 몇명과 함께 의류와 액세서리류를 판매하는 인터넷 샤핑몰을 운영하며 안정적인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알링톤 하이츠에 거주하는 H씨(37세)는 전기공사 용역업체를 운영하며 10여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고 최근에 35만달러 정도의 새 집을 장만했다. 시카고 소재의 한 뷰티 서플라이 도매업체에 근무하고 있는 B씨(28세)는 입사한지 1년이 채 안됐지만 그 세일즈 능력을 사장에게 인정받아 대리로 진급해 미중서부 일대를 누비고 있다. 시카고 남부에서 드랍오프 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S씨(31세)는 요즘 세탁업 비즈니스가 전반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뒤, 다른 사업을 알아보며 발 빠르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
현재 시카고지역 1.5세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이렇다. 올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8%로 2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미국 경기가 호전되고 있음에도 시카고 한인 경제는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는 탄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직 한인 커뮤니티의 경제 주역으로 등장하지는 않았지만 그 미래를 이끌어갈 1.5세들은 다르다.
시장성이 한계에 다다라 동종업체간에 유혈 경쟁만이 난무하는‘레드 오션(red ocean)’을 떠나 고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새로운 마켓이 펼쳐지는‘블루 오션(blue ocean)’을 찾아 진취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한인 1.5세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무선인터넷을 장착한 랩탑 컴퓨터, PDA, 다기능 셀룰러 폰, 블루투스 같은 디지털 장비를 통해 항상 관련 정보나 뉴스에 귀를 기울이며 경제의 흐름을 읽고자 한다. 언어 장벽을 이미 뛰어넘었거나 좀더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다. 새로운 투자와 마케팅 방법을 감행하기 보다는 가만히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다가 안 오면 마는 1세대 비즈니스 방식과는 달리 인터넷 홍보, 각종 이벤트 기획, 색다른 고객관리 등을 통해 고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고민하는 것이 바로 1.5세들의 사업 방식이다.
이들은, 정부에 물품이나 서비스를 조달하는 계약의 20%는 소수계 민족 출신 스몰 비즈니스 업주에 우선권이 부여되는 것 같이 법률상의 혜택을 활용하는 데도 앞서간다. 이승훈 시카고 한인청년상공회의소(JC) 수석부회장은“앞으로 JC에서는 한인 스몰 비즈니스 오너들이 소수계에 돌아가는 법적 혜택을 잘 챙길 수 있도록 정부 등록 절차를 돕는 캠페인을 벌일 생각”이라며“이제까지 비즈니스를 해 온 시간보다 앞으로 해 나갈 시간이 더 많은 청년들에게는 불경기란 푸념은 어울리지 않다”고 말한다.
결국 시카고 한인사회를 반석 위에 올려놓았던 1세들이 은퇴를 앞두며 고령화되고 있는 가운데 1.5세대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경제 주역으로 전면에 나설 때까지는 표면적으로 불경기가 이어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는 세대가 바뀌는 과정 속에서 나타나는 구조적인 불경기일 뿐이다. 오히려 이러한 사실은 1.5세들이 다양한 업종에 걸쳐 한인경제를 이끌어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기에, 시카고 한인 커뮤니티에 희망은 있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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