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고객간 상거래 채무변제 불이행 빈번
시카고 한인경제가 구조적인 불경기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가운데, 상거래 뒤에 지불해야 할 잔금을 연체하는 등 채무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는 업체들이 적지 않아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의류, 뷰티 서플라이, 세탁업 같은 한인 주요 업종들은 도매상 또는 공장과 소매상간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면서 바로 대가를 지불하는‘대금상환식 결제 방식(cash on delivery)’을 사용하는 편이다. 하지만 일부 한인상인들은 평상시 친분 때문이나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외상으로도 물건을 내주거나 일정 부분을 계약금으로 받고 나머지 잔금을 차후에 받는 등‘신용 거래(credit transaction)’를 하는 것도 사실이다.
시카고에서 뷰티 서플라이업에 종사하는 배모씨는“요즘 경기가 안 좋다 보니까 외상으로 거래했던 일부 고객들이 돈을 갚지 않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며“아무리 설득해도 끝까지 돈을 주지 않는 사람들도 있어 가뜩이나 상황을 더욱 어렵게 한다”고 말했다.
시카고 클락길에서 의류·액세서리 도매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도“은행을 통해 신용 보증 담보가 돼있는 고객과 신용 거래를 하면 만약의 경우에 은행이 대신 갚아주지만 평소 안면이 있던 사이라 개인 수표를 받았는데 나중에 부도 수표로 밝혀지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사실 한인들 간에는 친분이 있고 평판이나 소문이 나빠지면 누구와도 거래를 하기가 힘들어지므로 결국에는 빚을 갚게 되지만, 타인종 상인들과의 거래에서 채무 문제가 얽히면 콜렉션 회사나 변호사를 통해 복잡한 과정을 밟지 않는 한, 완전히 돈을 떼이게 되므로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결국 한인 커뮤니티 내에서 신용이 무너지면, 더욱 자금 회전이 안 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되므로 부채 관계는 투명하게 청산하려는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원종 변호사는“부도수표를 남발하거나 채무 불이행에 고의성이 있으면 형사법으로 처리 될 수도 있다”며“경기가 어려울수록 거래자들간에 신용을 지키고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해주는 사업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상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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