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인 박찬응 교수, SAAM 공연서 영어사설 곁들여 흥 돋워
시애틀 교사들 박장대소…한국동화·전통미술 소개도
“And the crap shouted, Send me King! I have seen the land!”
판소리 명인 박찬응 교수(56)가 곁들인 뜻밖의 영어사설에 노란 머리의 관중들이 박장대소했다.
판소리의 영어사설이 생소하긴 했지만 27일 시애틀 아시안 미술박물관(SAAM)에서 박 교수의 판소리 공연을 들은 사람들은 이것이 영어인지, 한국어인지 모를 정도로 판소리의 흥에 취했다.
미국에 판소리를 알리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는 판소리꾼 박 교수(56)는 현재 오하이오 대학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박 교수는 연극무대를 휘젓고 다녔던 1974년 판소리 대가인 김소희 선생을 만나 처음 판소리를 배웠으나 그쪽으로 정진하겠다는 마음을 정하지는 못했다.
그녀는 1989년 박사학위를 밟던 하와이 대학에서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시작, 1992년엔 한국말을 모르는 외국인들의 이해를 위해 영어사설을 넣기 시작했다.
박 교수는 이날 공연에 앞서 외국인들 사이에 그저 동양의 한 전통적 노래방식으로만 막연하게 알려진 판소리가 실제로 무엇이며 어떻게 옛날이야기가 현재 우리의 삶과 연결되는지 설명했다.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그녀는 “판소리는 들어야 안다”며 공연장 바닥에 준비 된 북 뒤에 철퍼덕 앉아 북채를 잡고 짧은 판소리로 목을 가다듬었다.
“오늘은 청중반응이 좋아!”라는 말과 함께 토끼의 간을 찾아 육지로 떠나는 거북이의 이야기인 ‘수궁가’의 첫 부분을 멋들어지게 시작했다.
판소리 사이사이 나오는 영어사설은 고전 한국어로 쓰인 판소리와 이질감 없도록 감칠 나게 이어졌다. 또한 사설 중간에는 시애틀이라는 말도 나오고 판소리를 하는 박 교수 자신도 등장했다. 청중 모두를 이야기에 이입시키기 위해 현세 이야기를 도입하고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SAAM이 주최하고 뉴욕 한인협회가 협찬한 이날 공연은‘한국: 미술과 이야기 구연’이라는 주제로 시애틀 전 지역 교육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날 공연엔 동양문화와 동화 알리기에 힘쓰는 동화 구연인 케티 스페놀리와 뉴저지의 레오나 교육구에서 한국 관련 프로그램 개발을 이끌고 있는 엔 사비트리 드릴릭이 박 교수와 함께 했다.
스페놀놀리는 이날 한국의 이순신 장군, 심 청, 어사 박문수 등 많은 한국 이야기를 전했으며 드릴릭은 부채 만들기, 조각보 만들기 등을 선보이며 한국 미술작품을 어떻게 학생의 미술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지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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