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퓨리티(Purity)’ 제작·감독 안나리씨
미국내 한인들의 삶과 죽음, 갈등과 사랑을 다룬 영화 ‘퓨리티(Purity)’가 지난 5일 다운타운 스테이트길 소재 진 시스켈 극장에서 특별상영됐다.
미국에서 한인 2세들이 부모세대와 겪곤 하는 갈등이나 그들이 교회 안에서 보고 느끼는 경험을 주로 다룬 이 영화는 뛰어난 음악 효과로 팍시티 필름뮤직페스티발에서 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조그만 도시에서 자란 19살짜리 ‘그레이스 김’은 어려서부터 가족의 뜻이나 커뮤니티의 기대 등을 한 번도 어겨본 적이 없는 모범소녀다. 하지만 어느날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죽으면서 신앙이나 가족에 대한 믿음을 잃고 방황하게 된다. 목사인 아버지와 갈등을 겪는 과정에서 그녀는 아동학대를 겪은 예전 남자친구를 다시 만나게 됐고 남들로부터 인간쓰레기 취급을 받는 그에게서 진정한 사랑을 느낀다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영화의 제작자는 1살 때 미국에 건너온 안나리씨(35). 델라웨어의 네워크라는 조그만 도시에서 자란 그녀는 이번 영화 상영을 계기로 시카고를 방문하게 됐다. 제작뿐 아니라 시나리오, 감독, 편집 등 홀로 1인 4역을 해낸 안나리 감독은 브라운대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그녀는 영화를 하게 된 계기가 정형화, 희화화된 미국안의 한인들 이미지를 바꿔보기 위해서였다면서 다른 인종보다 못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뛰어나지도 않은, 있는 그대로의 한인들을 그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미국내 미디어에서 한인들이 ‘엉망진창(mess)’으로 나올 때마다 무엇이 진실인지 보여주고 싶었다는 안 감독은 한인 관객들이 그녀의 영화를 보고 ‘맞아 저게 진짜 우리들 모습이야’하며 공감하는 모습을 볼 때 힘들었던 기억도 모두 잊게 된다며 웃었다.
하지만 그녀가 궁극적으로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리얼리티보다는 좀 더 의미가 있다. 그것은 나의 꿈과도 관련이 있다면서 안 감독은 운을 뗐다. 이 영화는 뭐랄까, 한인들의 집 지하실에는 자랑스런 문화가 꼭꼭 숨어있으니 밖으로 좀 꺼내어 미국인들에게 알려야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거에요. 우리 한인들이 가지고 있는 착하고 선한 것, 이를 테면 ‘용서와 화해’, 그걸 드러내고 싶은 거죠. 봉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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