튠업 연주회에서 스트라빈스키, 차이코프스키 작품 연주
MTT(마이클 틸슨 토마스)의 소리는 코카콜라 같다. 언제나 상큼한, 뇌리에 청량음료를 제공해 준다. 그러나 무거운 맛은 별로 없다. 단원들도 크게 성장한 것 같지 않다. MTT가 심포니를 맡은 11년전이나 크게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없다. 달라진 것이라곤 그래미 상을 6차례 수상한 정도라고나 할까. MTT는 소리내는 능력 하나만은 귀재다. 녹음하는 족족 상을 수상하니 말이다. 그러나 SF 심포니를 들을 때 마다 느끼는 것은 음악은 역시 혼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MTT가 아무리 혼신의 힘을 다해도 여전히 클리블랜드, 필라델피아와 같은 중량감있는 소리는 들려주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것은 MTT 책임만은 아닐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음악시장이 좁은 곳이다. ‘몬트리올 심포니’만해도 불란서통의 ‘샤를 두 투아’같은 대지휘자 밑에서 세계적인 오케스트라로 발돋움 했지만 SF 심포니는 여전히 중소 오케스트라 대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역량있는 연주자들이 없기 때문일까, MTT의 지휘가 가볍기 때문일까, 기대만큼의 발전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SF 심포니가 지난 주 MTT 지휘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등을 연주했다. 중국으로 연주여행을 떠나기에 앞서 열린 이날 공연에서 SF심포니는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스트라빈스키의 발레음악 ‘페트루슈카’등을 튠업용으로 연주했다. 차이코프스키의 4번은 2년전에도 연주했던 곡인데, MTT가 지휘하는 차이코프스키의 4번은 언제들어도 좋다. 율동적이면서도 유려하게 이끌어가는 솜씨는 역시 대가답다.
MTT는 선곡에도 천재다. 그래미 상을 탄 작품들, 투어에 나서는 작품들은 늘 SF 심포니가 가장 잘 연주할 수있는 곡들만 고르고 있다. 이날의 연주도 마치 음반으로 치면 그레미상 후보 작품 같았다고할까, 차이코프스키곡에서 관악파트가 조금 흔들린 것이 흠이었지만, 이정도면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손색없은 연주였다.
SF 심포니는 2월9일 부터 일주일간 홍콩, 상해 등지로 연주여행을 떠난다. SF 심포니가 연주할 곡들은 스트라빈스키의 ‘페트르슈카’,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4번’, 브람스의 ‘교향곡 2번’,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 슈만의 첼로 협주곡 등이다. 이번 연주는 SF 심포니가 중국 본토에서 처음 갖는 연주여서 SF시 전체가 떠들썩하게 흥분하고있다.
SF 심포니는 유럽등 투어 연주를 떠날 때마다 절찬이 쏟아지고있다. MTT가 워낙 활기차게 지휘봉을 휘두르고 있고, 선곡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외지에서의 MTT는 인기 만점이다.
SF 심포니와 MTT는 아직까지는 궁합이 잘 맞고 있다. MTT는 SF에서 11째 장기집권 하면서도 여전히 떠날 줄을 모르고 있다. 한 5년 더 내공을 쌓으면 나아질수 있을까, SF 심포니에 거는 지역 팬들의 기대가 크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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