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부에 피살 원혜원양 장례식 엄수
세상을 떠나기엔 너무나 아까운 나이였다.
장례식장 한켠에 비디오를 통해 보이는 고 원혜원양의 어린 시절 모습이 너무나 천진하고 해맑아 큰 슬픔을 주는 장례식이었다. 원양은 그러나 화면을 통해 보이는 모습보다 불과 몇 년 더 살지 못하고 15살의 꽃다운 나이에 유명을 달리했다. 25일 나일스 소재 콜로니얼 장의사에서 열린 원양 장례식에는 200여명의 조문객들이 참석해 원 양의 명복을 빌었다. 유가족으로는 원양의 어머니인 박지원씨와 외삼촌 김진웅씨 등이 자리를 지켰다. 장례식장에는 특히 원양의 친구 및 급우들로 보이는 또래의 학생들이 조문객들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원양이 다니는 GBS고교의 교사나 이웃으로 보이는 외국인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원양의 어머니인 박씨의 눈에는 시종일관 거의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딸을 잃은 충격이 너무나 감당하기 어려운 듯 몸도 가누기 쉽지 않은 모습이었다. 객석에서도 학생들의 울음 소리는 쉬지 않고 터져 나왔다.
기도와 찬송, 이재현 목사의 설교, 외삼촌 김진웅씨의 조사 등 순서가 끝난 후 조문객들의 마지막 고별 순서가 오자 슬픔은 절정에 달했다. 일부 원양과 친한 사이였던 것처럼 보이는 학생들은 주위의 도움을 받지 않고는 제
대로 장례식장을 빠져 나오기 어려울 정도였다.
고별 순서가 끝난 후 오랫동안 원양을 부둥켜 안고 만지는 어머니 박씨의 모습은 차마 주위 사람들이 제대로 보기 힘들 정도로 안타까움을 주었다. 박씨는 끔찍한 변을 당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한 원양의 시신을 만지며 쉴새 없이 말을 걸었다. 혜원아, 너 엄마 없인 못 산다고 했지? 나도 너 없인 못살아, 혜원아. 나중에 엄마 보고 싶으면 찾아와. 하늘나라에서 나 꼭 기다려야 해라며 말하는 박씨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흘러 나왔다. 모든 순서가 끝난 후 박씨는 주위 사람들의 부축을 받으며 식장을 떠나는 모습이었다.
이재현 목사는 설교에서 혜원이는 죽은 것이 아니다.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다며 창조주가 나사로를 깨운 것처럼 혜원이도 다시 깨워 사랑하는 엄마 품으로 보내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혜원양의 친구인 팔레타인고교 황제헌군은 슬픔을 어떻게 표현할 수 없다며 솔직히 지금 이 모든 것이 장난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날 장례식에는 김길영 한인회장, 도영석 부총영사, 서이삭 정신과 전문의 등 한인사회 인사들도 조문을 했다.
한편 원양 살해 용의자 이종범씨의 친아들인 이건영군은 현재 글렌뷰 소재 이재현 목사의 자택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목사는 건영이는 현재 비교적 잘 지내고 있다며 오는 30일 건영이의 한국쪽 가족들이 오는데 건영이가 한국으로 돌아갈지 안갈지는 가족들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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