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나부터”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
은혜의빛 장로교회 신년축복 부흥성회
1988년, 한국 사회는 온통 들떠 있었다. 올림픽 바람이 한국을 휘어잡았다. 장로회신학대학 졸업생 최일도 예비목사 역시 들떠 있었다.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고교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치고 신학을 공부한 그는 꿈에 그리던 독일유학을 앞두고 콧노래가 절로 나왔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우연히 청량리역을 지나게 됐다. 걸식노인이 다가와 나흘을 굶었다며 밥 한끼를 부탁했다. 광장옆 식당에서 설렁탕 한그릇을 대접했다. 함경도 출신 그 노인이 눈에 밟혀 그는 매일 그곳에 들렀다. 그러나 돈은 금방 바닥났다. 그는 등산용 코펠과 버너를 챙겨 청량리역으로 갔다. 라면 대접의 시작이었다.‘광장의 식솔’은 금방 40명으로 불어났다. 굶어죽는 사람이 서울에서만 1년에 1,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에 젊은 최일도 목사는 독일유학 꿈까지 접어버렸다.
최일도 목사가 ‘밥퍼 목사’로 변신한 경위는 그랬다. 이제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돈 없고 피붙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다일공동체를 이끌며 세계기독교계에서 주목받는 섬김과 나눔의 실천가로 우뚝 선 최 목사가 베이지역 한인들과 뜻깊은 만남을 갖고 있다. 플레젠트힐 은혜의빛장로교회(담임 강대은 목사)가 “아름다운 세상 만들기”라는 슬로건 아래 마련하는 신년축복 부흥성회(22일-24일, 매일 오후 7시30분)에서다.
찬양과 성경봉독 등이 끝나고 22일 오후8시쯤 연단에 오른 최 목사는 예배당을 가득 메운 160여명의 교인들 앞에서 “섬김과 나눔의 삶으로”라는 제목으로, 밥퍼 목사가 된 사연과 이후 겪었던 감동적인 일화들을 곁들이며 참된 섬김의 자세를 설파했다.
“참된 섬김이 무엇입니까. 지금부터, 여기부터, 작은 것부터, 할 수 있는 것부터, 나부터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섬김입니다.”
최근 캄보디아 선교봉사를 하는 동안 너무 울어 목이 잔뜩 쉬어버린 그는 또 한국 개신교계의 큰별 고 한경직 목사에 대해 대학시절 품었던 오해와 나중의 오해풀림 과정을 소개한 뒤 한 목사의 가르침을 빌어 “섬김의 길을 걸으면서 칭찬을 받을 때는 ‘아닙니다’ , 비판을 들을 때는 ‘당연하지’ 하는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된 섬김은 우선 보상과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며, 둘째 섬김의 대상을 내 임의대로 골라내서는 안된다는 원칙도 제시했다.
올해로 18년째인 헌신적인 섬김과 나눔, 이에 따른 무수한 상찬에도 불구하고 그는 “정말 사람이 한 게 없습니다. 설령 무슨 일을 했다고 하더라도 감히 어떤 일을 했다고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나는 무익한 종입니다. 이런 고백밖에 안나옵니다”라고 모든 것을 하나님의 역사로 돌렸다. 그는 이어 요즘 사회는 물론이고 교회와 신학교까지 “물질주의 이기주의 개인주의가 어느덧 물들 게 됐다”며 요즘 신학생들 50% 이상이 박사까지 해야 된다고 하는데, 언제 박사학위 모자라서 한국교회가 이 모양이 됐느냐”고 개탄하기도 했다.
이틀째인 23일 “경건과 절제의 삶으로”란 제목으로 연단에 선 그는 마지막 24일 저녁에는 “아름다운 세상입니다”란 제목으로 기독교적 사랑의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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