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시인들, 문학교류 세미나 ‘Speak Pacific’서 열띤 토론
“시는 사투리이자 동시에 국제적 언어입니다”
21일 오후 UC 버클리의 ‘Pacific Film Archive Theater’에서 열린 한미 문학교류 세미나에서 한미 시인들이 언어의 장벽을 허무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 현대시 발족 1백주년을 맞이하여 버클리 한국학 센터, SF 한인 센터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Speak Pacific)에서 한미 시인들은 한국시의 문자적(한글) 독특성, 영문 번역 등 한국시의 세계화 가능성 등을 타진했다.
한국시인 신경림, 김종해, 오세영, 문정희, 김승희, 미국 시인 잭 로고우, 브렌다 힐먼, 조지 에이코프, 제롬 로텐버그, 리차드 실버그, 로버트 하스 등이 참석한 이날 세미나에는 스케이트 렛슨’, ‘빈자리’, ‘모든 생’, ‘세편의 파리의 연가’등의 영시, ‘갈대’, ‘사모곡’, ‘그릇’ ‘편지’, ‘떠도는 환유’등의 한시 20여편이 낭송됐다.
시낭송 시간에는 김종해 시인이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 ‘사모곡’을 영어로 낭송해 눈길을 끌었으며 무형문화재 승무예능 보유자 이애주 교수의 특별 찬조 무용 공연이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약 2시간여에 걸친 시낭송에 이어 열린 ‘질문및 토론’시간에서 오세영 시인은 “서구인들은 종말의식에 시달리고 있고, 모든 문학이 종말의식 탈피에 초첨이 맞춰지고 있는 반면 한국 문학은 5백년 전에 이미 한글 발명이라는 독창적인 문화를 창조해 냈고 2천여년에 걸쳐 시조 역사등을 통해 시의 맥락을 이어왔다”며 “이제 한국 문학이 역으로 서구 문학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서구 문화에 기여할 때가 도래했다”고 주장했다.
김승희 시인은 “로버트 하스 시인의 “판문점”이라는 시에 감동을 받았다며 “국제언어로서의 시의 영향력”등의 의견을 피력했고 문정희 시인 등은 “외국에 나와 살면서 한글의 우수성울 깨닫게 됐다”며 한글로 시쓰는 자의 긍지와 자부심을 소개했다.
이날 고 차학경 시인의 ‘딕테’의 일부를 낭송한 조지 레이코프 교수는 “한국에서 판소리를 들으며 시로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등을 구상했다며 문화란 서로 만난 것 자체로서 이미 교류가 이루어진 것이나 다름없다”며 ‘만남’에 의의를 부여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시인들은 이구동성으로 “시는 영혼의 교류이기에 강한 문화, 약한 문화의 구분이 있을 수 없고 각기 독특한 정체성을 가지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뿐”이라고 결론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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