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연장 사태


2006학년도 정시모집 마감일인 28일 지원자들이 한꺼번에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시키면서 서버가 연쇄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수험생 혼란과 불편이 커지자 원서접수기간을 29일로 하루 연장토록 대학에 긴급 지시했다.
수험생들은 대학 홈페이지를 통해 사설 접수 대행 사이트에 접속해 원서를 접수시키는데 대행 사이트의 용량이 부족해 2002년 인터넷 원서접수제 도입 이후 거의 해마다 사고가 나고 있다. 이런데도 대학이나 대행 사이트는 계속 제대로 준비하지 못해 올해는 사상 최대의 서버 다운 사태로 확산된 것이다.

서버 다운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감지됐다. 오전 9시40분께 고려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각 대학 홈페이지에 연결된 대행 사이트에 수험생들이 몰리면서 인터넷 사용 속도가 느려지다 급기야 과부하를 견디지 못한 서버가 잇따라 다운됐다.

충남대 전남대 등 지방 대학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의 원서접수는 유웨이, 어플라이뱅크, 어플라이114, 어플라이포유 등 4개 업체가 맡고 있으며, 소규모 업체인 어플라이포유를 제외한 3개 업체 서버가 이날 연쇄적으로 다운됐다.

이 때문에 집이나 학교, PC방 등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서를 접수시키려던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 K고 한모(18)군은 “인터넷상에서 모든 내용을 입력하고 전형료 결재까지 마쳤는데 접수확인이 되지 않아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45ㆍ여)씨도 “시험준비를 위해 분초를 다투는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이게 도대체 말이 되느냐”며 교육당국의 대책 부족을 성토했다. 서울 S고 정모(49) 교사는 “지난해에도 인터넷 마비로 접수 마감시간이 2시간 연장되더니 올해에도 어김없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고 있어 한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육부는 서버 다운이 장기화하자 29일로 마감을 연장하라고 대학에 요청했다. 김화진 대학지원국장은 “마감 시한 연장은 전국 195개 대학에 모두 해당된다”며 “29일로 마감을 하루 연장하되 마감 시각은 대학 자율로 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각 대학의 홈페이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고려대 연세대 한양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은 29일 낮 12시로 마감시각을 늦췄다. 그러나 숙명여대 동국대 건국대 등 자체 서버를 보유한 대학은 예정대로 이날 오후 5시 원서를 모두 마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대학별 접수 기간을 늘리고, 대행 사이트의 서버용량을 확대하며, 대학에 별도 서버 구축을 권장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현재 서울 시내 주요 대학의 경쟁률은 연세대 2.72대 1, 이화여대 2.79대 1, 서강대 5.9대 1, 성균관대 3.4대 1 등을 기록했다.




김진각 기자 kimjg@hk.co.kr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