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샛별 무용단이 창설 20주년을 맞아 워싱턴대학 미니홀에서 펼친 기념공연을 보고 필자는 뿌듯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이 무거웠다.
브래드 오웬 부지사, 론 심스 킹 카운티 행정관 등 고위 인사들과 수백명의 한국동란 참전 미군용사들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한국 전통무용에 원더풀을 연발했다.
이들은 이날 공연을 통해 한국문화를 더욱 이해하게 되고 한인의 높아진 위상도 실감했겠지만 이날 관중보다 훨씬 많은 미국인이 요즘 한국과 한인을 씁쓰레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 ‘한반도 분단을 조장한 맥아더 장군 동상을 철거하라’느니‘미국과 북한이 전쟁을 하면 북한을 돕겠다’는 등 해괴한 반미 감정을 노정해 배신감을 느끼는 미국인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 공화당 보수진영은 말할 것도 없고 소수계 편인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연방 상원의원마저‘한-미 관계는 역사적 망각상태’라고 꼬집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피터 브룩스 수석연구원은 뉴욕 포스트에‘맥아더 상처내기’란 제목의 칼럼과 LA 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한국인은‘은혜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사람들’이라고 비난하는 등 한국의 반미 감정이 미국인들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한국과 한국인을 고운 시선으로 보지 않으면 미주 한인들에 대한 그들의 시선도 고울 리가 없다.
안 그래도 요즘 주류 언론에 비치는 코리안의 이미지는 예전처럼‘근면성실’이 아니라 매춘, 밀입국, 마약원료 감기약 불법판매 등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
우리 자손들이 대대로 살아갈 미국과 우리의 친정인 한국 사이가 껄끄러울수록 미주 한인들의 입지도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의기양양한 것도 좋지만 우리의 이웃인 미국인들 마음속에 한국이 어떤 모양으로 자리잡고 있는지, 그들의 속마음을 잘 헤아려야 할 때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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