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사진을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자기 사진인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얘나 보스하트(33)는 자신의 세 살 적 사진을 싫어한다. 향기 나는 고무젖꼭지를 물고 찍은 사진이다. 보스하트는 아이들에게 고무젖꼭지를 물리는 것을 싫어한다. 첫 두 아이는 별 문제 없이 지내왔다. 그런데 셋째 아이 케일이 문제다. 케일은 목이 터져라 운다. 만일 우는 대회가 있다면 ‘올림픽 수준’이다. 고무젖꼭지 없이는 통제가 안 된다. 아기와 엄마를 위해 고무젖꼭지는 필요하다. 엄마는 아기가 고무젖꼭지에 의존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다른 방도가 없다. 여기서 고무젖꼭지가 아이들에게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논쟁이 시작된다고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최근 보도했다.
찬 성
베개에 코 완전히 막히는 것 막고
혀 내밀면서 공기 통할 공간 생겨
유아돌연사 3분의2나 줄여 준다
밤이나 낮이나 잠잘 땐 꼭 물려야
반 대
엄마들의 회상에 근거한 연구 불과
바닥에 있는 박테리아 아기 입으로
귀와 호흡기 질환야기 가능성 증가
모유 먹일 기회 조기차단 부작용도
아기들을 달래는 도구는 시대에 따라 여러 가지로 변해왔다. 그러나 고무젖꼭지 만한 인기를 누린 것은 없었다. 고무젖꼭지는 색깔과 모양이 다양하다. TV극 ‘심슨가족’에 나오는 매기 심슨은 10년째 한 살배기 아기로 등장하면서 고무젖꼭지를 물고 연기한다.
최근 미국소아학회가 이 논쟁에 끼여들었다. 고무젖꼭지가 생후 6개월 내 생명을 잃는 유아돌연사증후군(Sudden Infant Death Syndrome)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소아학회는 아기들이 밤에 잘 때는 물론이고 잠깐 낮잠을 잘 때도 고무젖꼭지를 입에 물려줄 것을 권장했다.
업계는 이 발표를 적극 환영했다. 5,000만달러 규모의 시장이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반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논쟁이 뜨거워졌다. 모유를 먹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는 사람들과 소아학회 소속 일부 의사들도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소아학회의 유아돌연사증후군 연구팀장인 존 캐트윙클 박사는 “고무젖꼭지와 유아돌연사증후군의 관계는 명백하므로 고무젖꼭지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왜 유아돌연사증후군이 생기는지, 고무젖꼭지가 이 증후군 예방에 어떻게 도움을 주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연구자들은 이 증후군이 아기가 베개에 코가 막혔을 때 숨을 쉬기 위해 스스로 몸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의사들은 고무젖꼭지를 물고 있으면 잠이 들더라도 베개에 코가 완전히 막히지 않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혹은 고무젖꼭지를 물고 있으면 혀가 약간 앞으로 나오기 때문에 이로 인해 공기가 입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기므로 돌연사를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유야 어디에 있든 관련 연구서를 종합해 보면, 고무젖꼭지를 사용하면 유아돌연사증후군을 3분의 2 가량 줄여준다고 버지니아 보건체계의 펀 혹 박사가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 수긍하지 않는 의사들도 있다. 소아학회의 모유 양육위원회 위원장인 로렌스 가트너 박사는 고무젖꼭지의 유용성에 대한 연구결과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 연구들이 대부분 어머니들의 과거 회상을 근거로 했기 때문이란다. 고무젖꼭지 사용에는 분명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무젖꼭지를 통해 바닥에 있는 박테리아가 몸에 들어가 귓병을 일으키거나 호흡기 질환을 야기한다고 했다. 그리고 고무젖꼭지가 아기의 건강에 중요한 모유 양육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그래서 소아학회는 고무젖꼭지를 물리기 시작하기 전에 아기가 아무 일 없이 잘 지내는지 한 달 가량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아기가 잘 지내면 모유를 계속 먹여도 되지만 자주 칭얼대면 고무젖꼭지를 사용하라는 권고다.
하지만 모유 양육 전국연맹의 간호사 마샤 워커는 “태어나면서부터 모유를 먹고 자란 아기들은 밤중에도 종종 깨지만 굳이 고무젖꼭지를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며 소아학회의 조언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이 공방을 벌이고 있는 한편, 마르고 톨리다노는 고무젖꼭지가 아들을 조용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하루는 식품점에 갔는데 낯선 사람이 톨리다노의 아들을 보고는 “너무 귀엽다”고 한 뒤 아기의 입에 물려져 있던 고무젖꼭지를 빼냈다. 그러자 톨리다노는 고무젖꼭지를 다시 아들의 입에 물렸다. 이 순간 톨리다노는 고무젖꼭지를 아기 입에 물리느냐 아니면 입에서 빼느냐 하는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될 수 있음을 피부로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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