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한인업소들 ‘소액현찰’빈축
얼마 전 아침 출근길에 회사 근처 한인타운에 있는 한 제과점에 들른 김모(29)씨는 5달러 남짓한 빵과 음료수를 사고 데빗카드를 냈다. 그런데 주인은 계산대 옆에 붙은 ‘20달러 이하는 카드 받지 않습니다’는 안내판을 보여주며 현금 결제를 청했다. 이른 시간에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할 겨를이 없었던 김씨는 손에 쥐었던 빵을 머쓱한 표정으로 내려놓고 발길을 돌렸다.
김씨처럼 얼마 이하는 카드를 받지 않는다는 업소 때문에 물품이나 서비스를 사지 못하고 돌아서는 경험을 하는 한인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업소는 카드회사와 맺은 계약서상 차별금지 조항을 어겨 가맹점 자격을 뺏길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소액 결제에 카드를 받지 않는 업체들은 “카드 수수료 떼 주고 나면 남는 게 뭐 있냐”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한다.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4달러짜리 면 T셔츠를 팔고 카드 받으면 남는 게 없다”며 “때문에 금액이 10달러 이하면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뱅크카드 서비스의 애니스 김씨는 “카드 가맹점이 소액이라고 카드를 받지 않으면 계약 위반에 해당된다”며 “카드회사에서 이 사실을 알면 가맹점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고 사실로 밝혀지면 가맹점 자격을 박탈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상법전문 변호사는 “소액이라고 카드를 받지 않는 것은 불법은 아니라고 본다”며 “그러나 이런 관행이 평등하게 적용돼야지,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식이라면 차별로 해석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소액 구입에 대해 카드를 받지 않는 관행은 카드 사용이 급증하는 현실과도 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뱅크카드 서비스는 일년 전체 결제액 13억달러 중 20% 정도가 10달러 미만 금액이라고 집계하고 있다. 이 비율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매스터카드는 2003년 미 전역에서 5달러 이하 결제가 4,000억건에 총 1조3,200억달러에 달했다고 밝힌다. 비자는 전 세계에서 5달러 이하 소액 결제가 매년 2조달러라고 집계한다.
이런 추세에 맞춰 1센트라도 카드를 받는 업소도 타운에서 늘고 있다. 예스주스바와 가주마켓이 이런 경우다. 소피아 서 주스바 사장은 “1.5세나 2세를 중심으로 현금을 잘 들고 다니지 않는 경향 때문에 10달러 이하는 카드를 받지 않던 처음 관행을 바꿨다”고 말했다. 가주마켓 김태진 매니저도 “고객들도 소액은 대부분 현금 결제를 하기 때문에, 소액 카드사용 불가 안내판을 뗐다”고 말했다.
<김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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