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민자 소요 중심가 확산 ‘불타는 파리’
이민자 소요 11일째 도심까지 번져
프랑스 빈민층 이주 청소년들이 터트린 소요 사태가 11일째 계속되면서 수도 파리 시내 한복판까지 옮겨 붙었다.
지난달 27일 파리 외곽 빈민촌에서 시작된 이번 소요 사태는 서부 노르망디에서 독일 접경지인 스트라스부르, 남부 지중해 칸과 니스 등 휴양지까지 전국으로 번져오다 일요일인 6일 새벽 파리 중심가에서 처음 차량이 방화로 불타는 소란이 일었다.
AFP 통신은 이날 파리 라 퓌블리크 광장에서 차량 4대가 화염병 투척으로 불타는 등 파리 중심부에서만 밤새 차량 51대가 파괴됐다고 전했다. 5일 밤과 6일 새벽 사이 전국적으로 1,300대 차량이 파괴되는 등 시위 발생부터 11일 동안 모두 2,700여대가 불탄 것으로 집계됐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하루 소요 발생 이후 가장 많은 312명이 체포돼 지금까지 경찰에 체포된 시위자는 모두 800여명에 달한다. 법무부는 파리 남쪽 교외 지역에서 방화에 사용된 화염병 제조 공장도 찾아냈다.
파리에서 서쪽으로 100㎞ 떨어진 에브뢰에선 청소년들이 밤새 쇼핑센터와 학교, 우체국 등을 습격하는 등 전국으로 확산된 소요 사태는 날로 격화하고 있다.
아프리카와 아랍계 저소득층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파리 외곽 지역에서는 날이 어두워지면 청년들이 화염병을 던지는 식의 시가전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경찰은 특수팀 등 2,300명의 인력과 헬기 등을 동원, 파리 시내와 외곽의 경비를 강화했다. 파리 북부와 서부에서는 기습적인 방화 공격에 대비해 야간 버스 운행이 중단됐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5일 심야 각료 회의를 열어 질서 회복을 위해 단호히 대처한다는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으며 지역 지도자들과도 만나 소요 진정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영국 외무부와 프랑스 주재 미국, 캐나다, 러시아 대사관은 자국 여행객들에게 소요 지역에 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분노한 젊은 이민 2~3세들이 인터넷 블로그, 휴대폰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자극적인 메시지를 퍼뜨리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이들은 내전이 선언됐다거나 모든 것을 파괴할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뉴스위크 최신호(14일자)는 프랑스 내 25세 미만 무슬림 청년 이민자들의 실업률이 평균의 3배인 36%에 이를 정도로 사회적 소외감과 불만이 극에 달한 데다 소요 사태 초기에 진압 경찰이 클리시 수 부아의 모스크에서 최루탄을 터트려 이슬람 원리주의까지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이 폭력 시위자들을 ‘쓰레기’로 표현한 것도 소요 사태에 기름을 끼얹었다.
이번 소요 사태는 지난달 27일 파리 교외 센 생드니의 클리시 수 부아에서 10대 아프리카계 이민자 2명이 경찰의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한 뒤 촉발했다.
파리 북서쪽에 있는 레 뮈로의 레 뮤지시앙 주택가에서 5일 한 소방수가 불타는 자동차 옆을 소화호스를 메고 가고 있다. 빈민가 소요 11일째인 6일 현재 607대의 자동차가 방화로 소실됐다. 파리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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