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실시된 LA 한인타운 ‘크랙하우스’ 단속에 적발된 한인여성이 체포돼 경찰차에 오르고 있다. <신효섭 기자>
한인 마약판매원도 수백명 달해
LA한인타운 일대에서 한인이 직접 운영하는 마약 제조, 판매 소굴인 ‘크랙하우스’(Crack House)만 최소 40여곳에 이르고, 이를 중심으로 마약판매에 가담하고 있는 한인도 수백여명에 이르는 등 한인사회도 점차 심각한 마약문제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3일 실시된 마약사범 단속에서 한인이 체포된 것은 이미 독버섯처럼 퍼져버린 한인사회 마약중독의 한 단면을 보여준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본보 4일자 A1면 참조>
익명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젊은 1.5세, 2세뿐 아니라 1세들의 마약복용과 중독이 늘어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한인타운 유명인사를 포함해 중년주부, 가정을 둔 남편에 이르기까지 하루에도 크랙하우스는 물론 모텔, 아파트 등지에서 ‘환각’을 즐기는 한인이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이 관계자는 보고 있다.
코케인 가루를 재가공한 크랙은 주로 영어사용이 어려운 1세들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으며 신분노출을 꺼리는 한인들의 특징 때문에 아파트나 모텔 등지로 ‘전화배달 서비스’까지 이뤄지는 실정이다.
영어가 편한 젊은 세대들은 히스패닉이나 흑인 갱단으로부터 직접 마약을 구입하고 있으며 특히 중독될 경우 사고 위험성이 높은 메탐페타민(일명 필로폰)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마약복용자들은 점차 대량으로 구입해, 아는 사람을 통해 이를 되파는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면서 은밀히 복용인구가 확대된다는 설명이다.
일선 순찰 경관들은 그러나 한인들이 노출이 쉬운 크랙하우스를 피하고 아파트 등지에 모여 딜러로부터 구해온 마약을 함께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 적발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윌셔경찰서 단 변 순찰반장은 “웨스턴과 놀만디, 6가와 3가처럼 아파트가 밀집된 구간이 대표적”이라면서 “유흥업소 종사자도 상당수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에 적발된 가정집 인근의 한인 서모씨는 “새벽 6시쯤 되면 멀쩡한 옷차림의 한인들이 집에서 나와 고급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자주 봤다”고 말해 계층에 상관없이 마약복용이 이뤄지고 있음이 확인됐다.
나눔선교회 한영호 목사는 “20년전 친구들과 함께 모텔에서 마약을 복용하고 매춘부를 불렀던 남자가 들어온 여성이 자신의 딸이란 사실을 알고 함께 떨어져 죽자며 소동을 벌인적도 있었다”며 “마약은 한인사회도 예외없이 망가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형까지는 아니지만 마약판매에 손을 대는 한인 갱단원들도 증가세다.
한편 LAPD 동양인수사과 한상진 수사관은 “갱단도 과거의 영역 싸움뿐 아니라 본격적인 마약판매에 가담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면서 “문제는 갱단원들이 마약판매에 가담할 경우 이로 인한 대형 사건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2년전 밸리에서 한인 마약딜러가 마약판매에 대해 이른바 ‘세금’을 거둬가는 한인 갱단원에 불만을 품고 총격을 가한 사건도 발생했다.
<배형직 기자> hjba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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