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레고어 지사 남편 마이크, 요리부터 여행수행까지
워싱턴주 사상 첫 퍼스트 젠틀맨… 헌신적으로 외조
미국인들은 백악관의 안주인을‘퍼스트 레이디(First Lady)’라고 부른다. 각 주지사 관저의 안주인들 역시 같은 경칭을 듣는다. 이들의 자녀는‘퍼스트 칠드런’, 이들이 기르는 애완견은‘퍼스트 덕’으로 행세한다.
그러나, 워싱턴 주지사 관저는 사정이 다르다. 안 주인이 여자 아닌 남자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그레고어 지사의 남편인 마이크 그레고어(60)는 주 역사상 첫 ‘퍼스트 젠틀맨(First Gentleman)’이 됐다. 지난 1970년대 주지사였던 딕시 리 레이도 여자였지만 그녀는 결혼하지 않은 독신이어서 퍼스트 젠틀맨이 탄생하지 못했다.
퍼스트 젠틀맨 대신‘퍼스트 마이크’로 불리기를 좋아하는 마이크 그레고어는 부인이 지난해 우여곡절을 겪은 선거 끝에 주지사 직에 취임한 이후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고 참고 자료도 전혀 없는 퍼스트 젠틀맨 역할을 수행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올림피아의 주의사당 옆에 자리잡은 위풍당당한 관저에서 지사 마님과 달랑 둘이서 살고 있는 마이크는 장보기, 요리하기, 손님 초대, 개 돌보기, 정원 손질, 벽난로 불 지피기 등 집안 일부터 타주나 해외여행에 부인을 수행하고, 툭하면 공식모임에 따라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연설을 듣는 등 자기 취향에 전혀 맞지 않는 일을 감내한다.
목수인 아버지와 초등학교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마이크는 워싱턴대학 졸업 직전 육군에 징집돼 월남전에 소위로 참전했다. 제대한 마이크는 대학동문이며 에버렛에서 잠깐 주정부 웰페어 사기 수사관으로 함께 일했던 강철의지의 처녀 크리스 오그래디와 결혼했고, 그 때부터 자신의 출세보다 부인의 외조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왔다.
마이크는 크리스틴이 곤자가대 법대에 진학하자 기꺼이 스포켄으로 이주했고, 거기서 두딸 코트니와 미셸을 낳았다. 크리스틴이 법무부 스포켄 지부에서 잠깐 일한 후 1982년 첫 여성 법무차관으로 발령 받자 이들 부부는 올림피아로 이주했다.
마이크는 그동안 줄곧 메디케이드 사기 수사관으로 일하다가 2003년 7월 은퇴한 반면 크리스틴은 가드너 행정부에서 장관급 환경 국장을 거쳐 1992년 첫 여성 법무장관에 당선됐고 지난해 재검표와 수검표를 거치는 혼전 끝에 공화당의 디노 로시 후보를 129표 차로 누르고 주지사로 당선됐다.
마이크는 최근 중국과 유럽을 공식 방문한 부인을 자비를 들여 수행했다. 그레고어 지사가 내년 한국을 방문할 때도 역시 자비로 수행할 예정이다.
그는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전국 주지사 회의에도 부인을 수행했는데 퍼스트 레이디들을 위한 별도 모임에 자기 혼자만 남자여서 난감했다며 “그래도 영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밥을 먹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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