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연방정부의 늑장대응 배경에는 연방재난관리청(FEMA) 전 청장인 마이클 브라운의 무능이 도사리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e메일이 무더기로 공개됐다.
카트리나 상륙 당일 부청장에게
“이제 난 퇴근해도 되는가”
같은 날, TV출연 앞두고 비서로부터
“소매 걷으면 일하는 인상”
같은 날, TV출연후 비서에게
“옷 멋있었지, 난 패션의 신”
해안지역 초토화한 후 직원들에게
“잘 대응하시오”
침수지역인 뉴올리언스 남부지역에 선거구를 둔 찰리 멜란콘 연방하원의원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루이지애나 해안지역 상륙을 전후해 브라운 당시 FE MA청장이 작성한 e메일 가운데 일부를 공개했다.
카트리나 늑장 대응을 조사중인 의회에 조국안보부측이 제출한 브라운 전 청장의 e메일은 그 내용이 황당하기 그지없다.
허리케인이 상륙한 당일 브라운은 신디 테일러 FE MA 공보담당 부청장에게 “이제 난 퇴근해도 되느냐?”고 묻는 e메일을 띄우는가 하면 걸프연안 지역이 초토화한 후 그의 지시를 기다리는 직원들에게 “잘 대응하시오”라는 메일을 날렸다.
카트리나 상륙 3일 전인 8월26일 그는 자신의 비서 샤론 워디에게 “타이를 매야 하나 말아야 하나, 푸른색 양복 상의의 단추를 잠글까 말까”를 e메일로 문의했고, 샤론은 카트리나가 상륙한 8월29일 “대통령도 열심히 일하는 인상을 주기 위해 팔꿈치 위로 셔츠 소매를 걷어올립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청장님도 그렇게 하셔야 TV에 그럴듯하게 나옵니다”라는 e메일 조언을 보냈다.
이로부터 몇 시간 후 브라운은 자신의 패션 감각에 대해 샤론과 농담따먹기 식 e메일을 주고받았다. 샤론은 “근사하다”고 그를 치켜세웠고 이에 브라운은 “이거 다 노드스트롬에서 샀다. 난 정말 패션의 신이다”고 떠벌렸다.
허리케인이 강타한 뒤 이틀 후 뉴올리언스에 파견된 FEMA직원이 현지의 심각한 상황을 상세히 보고했을 때 브라운은 “알려줘서 고맙다. 내가 알아야 할 구체적인 정보가 더 있는가”라는 한심한 답변을 보냈을 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카트리나가 지나간 뒤 이틀 후 루이지애나를 늑장방문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이자 사우디종마협회 회장이었던 브라운에게 “브라우니, 정말 잘했어”라는 어처구니없는 찬사를 보냈다. 브라운은 이로부터 열흘 뒤인 9월12일 사임했지만 아직도 FEMA 직원명부 그대로 남아있으며 14만8,000달러의 연봉도 월 단위로 꼬박꼬박 수령하고 있다.
이에 대해 마이클 처토프 조국안보부 장관은 “카트리나 늑장대응 조사를 위해 브라운 전 청장의 도움이 필요해 그를 내보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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